경찰, CJ대한통운 택배노조원 소환조사… 부속합의서 논의는 ‘안개속’

경찰, CJ대한통운 택배노조원 소환 조사 착수 공동합의문 사실상 무효화, '부속합의서' 논의 난항 관측

2022-04-08     이용준 기자

경찰이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에 참여한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조합원을 소환조사했다. 이에 오는 6월 마무리될 예정인 ‘부속합의서’ 논의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지난 4일부터 택배노조 지부장급 1명과 일반노조원 2명 등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착수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출석에 응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아직 출석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비롯해 총 86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본사 농성 과정 중 보안 직원 등 약 20명이 다치고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며 ‘재물손괴·업무방해·건조물 침입’ 등을 혐의로 택배노조 조합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CJ대한통운 측은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간 합의를 적극 지원한다고 약속했지만 "본사점거에 대한 책임은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택배노조에 대한 경찰조사가 장기화될 전망인 가운데 오는 6월 마무리될 ‘부속합의서’ 논의도 난항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은 지난달 2일, 64일만에 극적인 파업종료를 결정했지만 부속합의서 논의가 남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은 지난달 2일 ▲파업 종료와 현장 복귀 ▲조합원과 개별 대리점 간 표준계약서 작성 ▲합법적 대체배송 방해 금지 ▲6월 30일까지 부속합의서 재논의 ▲민·형사상 고소·고발 없도록 협조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합의문에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태업을 이유로 대리점연합은 택배노조와 계약해지를 진행했고 노조는 부당노동행위라며 대리점을 노동청에 고소했다.

이처럼 공동합의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의 노조원 소환 조사가 시작되면서 부속합의서 논의는 사실상 안개 속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8일 “애초에 고소·고발 협조와 부속합의서 내용은 을과 병간의 합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갑인 CJ대한통운이 빠진 상태에서 대리점과 노조를 통제할 수단이 없고 공동합의문이 무효화되면서 사실상 부속합의서 논의도 미궁에 빠졌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