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진작 말 안 했나” … 트위터 매도한 주주들, 일론 머스크 상대로 소송 제기

“머스크가 규정 위반해 늦게 공개하는 바람에 주식 싸게 팔아 손해 봐” 돌연 트위터 이사회 불참 선언한 머스크, 추가 매수 통해 적대적 M&A 나서나

2022-04-13     이준용 기자
일론

주가 상승 전에 주식 매도한 주주들, 머스크에 분노

현지 시각 12일 미국에서 트위터 주식을 판매한 주주들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머스크가 그의 지분을 늦게 공개해 주가 상승 전에 주식을 판매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 9.2%를 보유했다고 알린 후 트위터 주가는 27% 상승했다.

이들은 맨해튼 연방 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연방 법률에 따르면 머스크는 3월 24일까지 트위터에 대한 투자 사실을 밝혀야 했다”고 주장했다. 5%가 넘는 지분에 대해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0일 이내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근거로 제시됐다.

NBC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정확한 피해 금액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신고가 늦어진 기간 동안 추가로 지분 매수가 가능해지면서 머스크가 약 1억 4300만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Forbes)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측이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위터 인수 vs. 활동 포기 … 머스크 속내는?

평소 열정적인 트위터 사용자로 활동해온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주식을 대량 매입해 화제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14일 트위터 주식 약 7350만주(9.2%)를 사들였다. 로이터는 이를 통해 머스크가 뱅가드(8.79%)를 제치고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머스크가 사들인 트위터 주식은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수동적 지분(Passive stake)’으로 알려졌으나, 트위터의 개혁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트윗을 연이어 게시한 후 트위터 이사회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12일 돌연 이사회 불참 소식을 알려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14.9%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 규정을 근거로 머스크가 추가 매수를 통한 적대적 M&A에 나서 트위터를 완전히 인수하려 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까지 신경쓸 여유는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워낙 특이하고 돌출적인 행동을 많이 해 의도를 알기 어렵다”며 머스크와 트위터의 관계를 지켜봐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머스크의 합류 철회 사실이 알려진 후 트위터 주가는 전장 대비 5% 하락해 44.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머스크의 적대적 M&A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당분간 주가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