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에 카카오 '미니보험' 나온다"···온라인 보험 채널 '지각변동' 예고
- 신규 사업자의 디지털보험사 허가 첫 사례 - 출범 초기 생활밀착형 미니보험 집중, 장기적으로 자동차·장기보험 취급 - 성장세인 비대면채널에서 기존 보험사와 치열한 경쟁 예고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 자회사 (가칭)카카오손해보험(주)의 보험업 영위를 허가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서비스 준비기간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영업을 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한 빅테크기업의 보험업 진출에 따라 향후 보험시장에서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비대면채널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환경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진 가운데 보험업계는 앞으로의 가장 큰 위협요인 중 하나로 강력한 플랫폼 기반의 빅테크 출현을 꼽았다"며 "특정 플랫폼이 보험상품의 판매채널을 독점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장치 강화 등의 시장환경 조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손해보험(주)의 보험업법상 허가요건에 대한 심사결과 자본금요건,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경영 요건 등을 모두 총족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6월 디지털손해보험사 예비인가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지난해 12월 보험업 본인가 신청 후 약 4개월 만에 본허가가 결정됐다. 이는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보험사(통신판매전문보험사)로 허가 받는 첫 사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새롭게 설립되는 보험사가 소비자 편익을 높이면서도 보험산업의 경쟁과 혁신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업 본인가를 받은 카카오손해보험은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업 모든 상품 취급이 가능하다.
다만 사업 초기에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과 같은 상품 보다는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보험(Do It Yourself) 플랫폼과 연계보험 등 일상생활의 보장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보험 등과 같은 미니보험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품 유형에는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등이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손해보험이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플랫폼을 통한 간편 청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 등의 장점으로 기존 손보사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잠재 고객 데이터가 보험영업의 주요 경쟁력인 만큼 월 이용자가 수천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플랫폼 기반은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디지털 보험시장을 놓고 기존 보험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카카오손해보험의 진출로 미니보험 시장 활성화 등의 긍정적 작용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카카오그룹의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과 연계한 보험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익 증진 및 보험산업 경쟁과 혁신이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도 "카카오페이가 금융에 대한 인식을 바꿔온 것처럼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는 보험에 대한 인식을 다시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며 "기존 편견을 뛰어넘는 보험을 통해 금융 소비자 편익 증대 및 관련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인가를 통과한 카카오손해보험은 자본금 1000억원으로 출발한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400억원, 600억원 출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