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봉쇄] 中 봉쇄조치, 세계 경제에 일파만파...2차 공급망 대란 우려 속출
▲中, 상하이 봉쇄 1개월...사망자 급증으로 '끝'을 예측하기 힘들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달 28일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를 폐쇄한지 한달만에 전세계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인구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6902명으로 전주(2만1502명) 대비 다소 줄었으나, 신규 사망자 숫자는 180명으로 전주(10명)보다 18배나 증가해 봉쇄가 언제 풀릴지 예측이 어렵게 됐다. 봉쇄지역이 계속 늘면서 최근에는 수도 베이징도 폐쇄가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번 봉쇄조치로 미국 서부해안의 체선률이 줄고 해상운임도 올해 들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봉쇄가 풀린 이후 쏟아질 해상 물동량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해서 2차 공급망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공급망 혼란 가중, 일파만파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중국의 엄격한 규제가 아시아, 미국 및 유럽의 공급망에 여름 혼돈의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해운의 비수기로 여겨지는 1분기를 지나 성수기가 시작되는 초여름부터 또다시 물류 대란이 시작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무관용 접근 방식은 우한에서 발병해 세계 경제가 뒤바뀐 지 2년이 지난 후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결합된 중국 항구의 운송 혼잡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성장에 대한 역풍으로 인해 이미 타격을 받은 회복을 탈선시킬 위협적인 원투펀치를 날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코로나19는 억제가 되더라도 뭉쳐있던 화물선이 다시 항해를 시작함에 따라 혼란은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연중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에서 컨테이너 물동량이 두번째로 많은 벨기에 앤트워프항의 자끄 반더마이렌(Jacques Vandermeiren) 최고경영자는 "작년보다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내내 지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NCFI, 올해들어 첫 반등...해진공 "상해 물량 이동에 따른 것"
실제로 닝보컨테이너운임지수(NCFI)는 지난 15일 기준 전주대비 0.1% 상승해 올해 첫 반등을 기록하면서 다음달 해상운임 반등을 예고했다. 이는 최근 중국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물동량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는 "최근 상해 물량이 닝보항으로 이동하면서 닝보컨운임지수가 소폭 반등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그의 해운 데이터에 따르면 항구에 입항하고 상하이 인근 닝보에 정박 중인 컨테이너선의 총 수는 지난 수요일 현재 230척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35%나 증가했다.
▲블룸버그 "중국의 봉쇄조치로 국제공급망 재편 가속화할 것"
블룸버그는 "중국은 전 세계 무역의 약 12%를 차지하며, 코로나19로 인해 공장과 창고가 멈춰섰고, 트럭 배송이 지체되고, 컨테이너 적체가 늘었다. 미국과 유럽 항구는 이미 침수됐고(원활하지 못하고) 가중될 충격에 취약한 상태"라며 2차 공급망 혼란을 우려했다.
공급망 위험 분석 회사인 에버스트림 애널라이틱스(Everstream Analytics)의 쥴리 거디먼(Julie Gerdeman) 최고경영자는 "제품 수출 활동이 재개되고 대량의 선박이 미국 서부 해안 항구로 들어오면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이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우방국들과 함께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이라고 명명한 공급망 재편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집에서 더 가까운 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으며, 적어도 한 컨설턴트는 그렇게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상하이 폐쇄로 약 한 달간 조업이 중지됐다. 소매업체인 베드배스앤비욘드(Bed Bath & Beyond Inc.)는 이번 분기 초까지 비정상적으로 많은 재고가 운송 중이거나 사용할 수 없거나 항구에 보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알코아(Alcoa Corp.)는 지난주 재고 증가의 원인이 운송 문제라고 비난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컨티넨탈AG(Continental AG)는 승용차와 경상용차의 글로벌 생산 성장 전망을 이전의 6~9%에서 4~6%로 낮췄다"고 덧붙였다.
약 3000개의 수출업체를 대표하는 조직인 선전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협회(Shenzhen Cross-Border E-Commerce Association)의 왕 신(Wang Xin) 회장은 "중국 기술 허브의 봉쇄가 일주일밖에 지속되지 않았지만 많은 판매자가 한 달 가량의 배송 지연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신에 따르면, 상품이 아시아 공장을 떠나 미국의 창고에 도착하는데 여전히 평균 111일이 소요되며, 이는 지난 1월 113일의 기록에 가깝고 2019년의 두배가 넘는다.
공급망 데이터 제공업체 프로젝트44에 따르면 수입 컨테이너는 트럭에 의해 내륙의 목적지로 배송되기 전에 상하이 항구에서 평균 12.1일 동안 대기한다. 이는 지난달 28일에 기록한 4.6일의 거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같은 트럭 부족으로 인해 공장에 원자재,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자동차 및 전자 제품과 같은 상품을 선박에 적재하기 위한 노력이 무산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의 총 컨테이너선 수는 지난주 최소 57척에 이르렀으며 이는 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며 "컨테이너 체류 시간과 같은 몇 가지 다른 게이지도 다시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상황이 더 심각하다. 로테르담, 함부르크, 앤트워프 및 영국의 세 곳과 같은 주요 항구는 용량 이상으로 작업하고 있다. 이는 컨테이너를 쌓을 공간이 없어 더 많은 컨테이너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연설에서 "유럽의 글로벌 밸류 체인 통합이 미국보다 훨씬 더 깊다"면서 "유로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년 전 31%에서 2019년 54%로 증가한 반면 미국은 3%포인트 증가한 26%"라고 언급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한 독일 기업의 46%가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받고 있다는 최근 조사를 인용해 그 중 거의 절반이 이러한 의존성을 줄일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가장 저렴한 공급자를 찾는 것이 지정학적 동맹을 중심으로 다시 재편돼야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무역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동시에 지역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전략 산업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무역 질서의 붕괴를 예상하고 생산을 자율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美, 물가 고공행진..."휴지 구하기도 힘들어"
최근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고 한국에 돌아온 재미교포 사업가 L씨는 <녹색경제신문>과 만나 "최근 미국내 물가가 너무 올랐다. 휘발유 1갤런(약 3.8리터)당 6 달러(약 7500원)로 지난해 3 달러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운 수준"이라며 "전에는 한국에 비해 확실히 싸다고 생각했던 많은 제품들이 이제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졌다"고 말했다.
멕시코산(産) 꿀을 구입해 한국에서 판매하는 L씨는 "휴지를 사고 싶어도 재고가 소진돼 살 수 없는 매장이 많았다. 이처럼 재고가 없어 구매가 어려운 제품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걱정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수천 대의 에어프라이어가 중국 중부의 공장, 창고, 항구에 갇혔다. (코로나19로 인한) 폐쇄로 로스앤젤레스의 가족 운영 기업인 예디하우스웨어(Yedi Houseware)의 수백만 달러 상당의 재고가 소진됐다"면서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내 제조업체와 소매업체가 최근 상하이의 코로나19 관련 폐쇄로 또 다른 (공급망) 혼란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백로그(개발 대기 프로그램)된 가전 제품이 얼마나 빨리 미국으로 배송될 수 있는 지는 미국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백악관 관리들은 미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혼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코로나19는 전체 도시를 정지시키고 전국의 제조 및 운송 허브를 마비시켰다. 노무라 홀딩스의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중국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3억7300만명이 최근 몇 주 동안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를 받았다. 수도 베이징에 대한 봉쇄조치가 내려지면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위협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신문은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면서 "미국 반도체 및 전자 공급망의 주요 허브인 상하이에서 계속되는 폐쇄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 전자 회사 및 소비재 회사는 몇 달 동안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자동차사업 책임자는 "상하이가 계속해서 작업과 생산을 재개할 수 없다면 5월부터 상하이 공급망과 관련된 모든 기술 및 산업 업체, 특히 자동차 산업이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고 SNS(위챗))을 통해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