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ESG이슈] 유럽, 로봇공학과 AI로 혁신 본격화

- EU, 하이테크 방위산업 이행에 날개 - 獨 인간 손재주 맞먹는 산업용 AI 로봇 소개 - AI 양봉으로 디지털 농경 지원

2022-05-24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故 헬뭇 크발팅어(Helmut Qualtinger)라는 오스트리아의 배우 겸 작가는 “유럽의 미래는 과거에 있다”고 농담 한 적이 있습니다. 유럽은 미래 개척보다는 과거 유산의 보존과 고리타분한 세계의 박물관에 머물 것이라는 야유 섞인 풍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럽의 정책 입안자들과 산업 부문은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원동력인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극 포용하며 21세기 미래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유럽방위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로보틱스, 인공지능, 바이오 테크 등 응용한 군사 역량의 디지털화를 본격 선언하고 방산육성 예산을 증액했다는 소식입니다. 제조업 부문에서도 산업과 인공지능 기술의 세련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독일의 자동화 엔지니어링 기업인 보쉬렉스로스의 초정밀 센서 작업용 로봇 모듈은 그 같은 사례입니다. 지난 5월 20일 세계 꿀벌의 날을 맞아서 해마다 급감하는 꿀벌 수가 농작물 수확 감소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로봇 양봉 기계를 소개하고 디지털 농경 설루션을 제시했습니다.

EU, 방위 산업 부문 예산 증가

유럽 연합(EU)은 회원국들이 할당한 4억 2천만 유로(우리돈 약 5천 644억 원) 규모의 예산을 올 2022년 유럽 연합의 공동 안보 및 군사 방위에 사용할 것이라고 유럽방위청(European Defense Agency, 이하 EDA)이 밝혔다.

EDA가 4월 초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EU가 2021년 책정한 방위 예산 보다 500만 유(우리돈 약 67억 원)을 증액한 금액이다. EDA가 추진하는 총 137개의 합동 군사 부문 연구 및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37개 EU 회원국들이 예산을 공출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EU 회원국들은 EDA가 실시한 새 연구 및 기술 프로젝트 46건에 대한 예산금을 분담했다.

EU의 강화된 안보 및 방위 정책에 담긴 콘텐츠는 기술 미래지향적이다.

유럽 연합 방위청은 지난 2021년 동안 특히 안보와 방위 분야에서 인공지능, 빅테이터, 양자 기술, 국토 체제, 로보틱스, 자동화 시스템, 신소재, 블록체인, 극초음속 무기 등 ‘신흥 디스럽트 기술(EDTs)’ 방위 혁신에 집중했다고 이르지 즈디비(Jiří Šedivý) EDA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또, 인간의 신체를 인공적으로 강화하는 인체성능증강 바이오기술(human enhancement biotechnology) 개발로 미래 군사력 및 전략∙작전 수행 역량의 대 일변을 추진 중임도 밝혔다.

특히 2021년 EDA 방위 연구는 양자 센싱 탐지, 초고속 시스템, 메타머티리얼 신소재 개발 같은 첨단 기술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을 구축하고, 더 나아가 에너지와 우주 기술 개발 프로젝트와 연관된 전략적 프로젝트도 계획 중에 있다고 시사했다. 

EDA는 최근인 2022년 4일 1일, 전(前) 미국 워싱턴 주재 이탈리아 대표 국방협력관을 역임한 스테파노 콘트(Stefano Cont) 소장을 EDA 전력∙군비확충∙계획수립(CAP) 지휘관으로 임명하고 EU와 미국 간 쌍방 군사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이는 지난 2월 24일 촉발된 이후로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고조되고 있는 안보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유럽의 계속된 방위 예산 증대, 방위 부문 기술 개발, 국제 협력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獨 보쉬, 인간의 손재주 능가하는 초정밀 센서 로봇 개발

독일의 다국적 엔지니어링 및 테크 기업인 보쉬(Bosch)의 자(子)회사인 보시렉스로스(Bosch Rexroth AG)는 산업용 조립 라인 로봇 모듈인 ‘스마트 플렉스 이펙터(Smart Flex Effector)’를 개발했다고 5월 11일 발표했다.

보쉬렉스로스는 주행 및 제어 기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기업이다. 2001년 5월 로베르트 보쉬(Robert Bosch GmbH, 본사 슈투트가르트) 사가 자동화 기술 전문업체인 마네스만 렉스로스(Mannesman Rexroth AG) 사를 전액 출자로 인수합병한 이래 보쉬렉스로스는 자동화 테크놀로지 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3만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62억 유로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번 보쉬렉스로스가 새로 선보인 ‘스마트 플렉스 이펙터’ 로봇이 자랑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민감한 인간 손재주에 육박하는 초정밀 센서 테크놀러지를 장착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무인 자동화 로봇 시스템은 간단한 레트로피트(retrofit) 만으로 난이도가 높은 제조 공정을 자동 최적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업체 측은 주장한다.

공정 시 계측된 다양한 수치는 제조 공정 및 품질 감독을 위한 정보로 활용된다. 로봇 모듈은 이미지 프로세싱 시스템에 기반, 작업 대상 제조물로부터 위치 편차를 감지하고 그로부터 수집된 수치화된 정보를 로봇 제어시스템에 전송하여 능동적인 보정을 수행하는 윈리다.

매우 작고 섬세한 작업용으로 설계된 만큼 허용 오차가 극도로 작은 접합 프로세스, 복잡한 조립, 핸들링이 난해한 처리 작업이 스마트 플렉스 이펙터가 수행하는 전형적인 작업이다. 이 모듈은 최대 6kg 하중을 처리할 수 있고, 6 자유도(度)에서 작동하며, 오류와 조각 폐기량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보쉬렉스로스의

최근 경기 회복과 소비자 구매 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2020년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해고 또는 무기한 휴직으로 직장을 떠난 제조업 노동자들이 복귀하지 않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산업용 로봇과 AI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는 MIT와 보스턴 대학 경제학자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제조업계는 오는 2025년까지 실직한 2백 만 명 생산라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자동화 기기로 영원히 대체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쉬렉스로스의 스마트 플렉스 이펙터 초정밀 AI로봇 모듈은 2022년 5월 30일~6월 2일 개최되는 독일 하노버산업박람회(Hannover Messe 2022)의 제 6번 홀 스탠드 C26 부스에서 전시된다.

로봇 양봉 기계, 꿀벌 대신해 농경 도우미로 등판

지난 5월 20일은 UN 식량 농업 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줄여서 FAO)가 꿀벌의 보존이 인류의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꿀벌의 날(World Bee Day)’이었다.

해마다 꿀벌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농작물 재배업계와 농가들은 꿀벌 수 감소에 따른 과일과 채소의 생장과 수확량 확보에 타격을 받고 있다.

농경업자과 과수농가들은 성공적 수확을 위해 꿀벌의 수분 활동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국제적 자연보호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와 세계야생생물기금(WWF)에 따르면, 야생과 양봉을 포함 전세계에 생장중인 꿀벌들은 전 세계 식물 수분(受粉, pollination)의 80%(야생 식물의 90%, 글로벌 농작물의 75%)를 담당한다. 하나의 꿀벌 봉군((蜂群)은 매일 3억 개의 꽃의 수분을 담당한다. 나머지 10% 가량의 수분은 꿀벌 외에 바람, 물, 동물의 이동이나 인간의 인공수분으로 이뤄진다.

지구인들의 식량 공급 체제는 꿀벌을 포함한 생태계 곤충들의 수분 활동에 지대하게 의존한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필수 작물들 - 과일과 채소, 식용유용 씨앗, 단백질 공급용 작물, 향신료용 식물, 커피, 카카오 등 - 의 70% 이상은 꿀벌들이 식물들을 오가며 수분한 결과 맺어진 결실이다.

전문가들은 무서운 속도로 전세계 꿀벌 수가 급감하는 원인으로 크게 서식지 소실, 살충제 남용, 꿀벌을 공격하는 질병과 기생충을 꼽는다.

문제는 양봉자와 농부들은 꿀벌들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죽는 사태가 눈앞에서 벌어지기 전에 미리 예측 및 대처하기 어렵고 원인 규명에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농작물 관리와 수확량 확보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그 같은 점에 착안해 이스라엘의 테크 스타트업인 비와이즈(Beewise) 사는 인간 양봉꾼을 대신한 양봉 로봇을 선보이고 꿀벌 수 감소로 고충을 겪는 농작물 생산업계와 농가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세계

비와이즈가 디자인한 12 평방미터 크기의 하이테크 ‘비홈(Beehomes)’은 로봇 양봉 기계다. 단위 당 꿀벌 2백 만 마리가 살 수 있고, 개별 서랍형 벌통 24개를 담을 수 있다. 태양열로 가동되며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24시간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꿀벌이 상태와 꿀벌이 생장에 필요한 요건들 — 예컨대, 설탕, 물, 약 심지어는 꿀 진액 — 을 자동으로 주입해 준다.

비와이즈 스타트업의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제어 꿀벌 양봉 기계는 올해 5월부터 첫 꿀 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 연구의 실효성 검증을 위해서 예루살렘 히브리대 꿀벌 연구소는 현재 이스라엘과 미국에 ‘비홈’ 인공지능 양봉기를 배치해 실험중에 있으며, 향후 2년 내로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