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보험료에도 전기차 탄다"···보험가입 3년새 4배↑

- 자동차보험 가입 전기차, 지난해 18만4000대로 3년새 4배 가량 증가 - 전기차 평균보험료 94만3000원으로 비전기차 대비 18만1000원 높아 - 손보사, 전기차 전용보험 출시 등 본격 경쟁채제 돌입

2022-06-13     윤덕제 기자

 

일반차량 보다 비싼 보험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전기차가 크게 증가했다. 연비가 유리한 장점뿐만 아니라 친환경을 생각해 전기차를 선택한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그간 자동차보험에 전기차 보상 특약을 포함하는 형태로 시장 추이를 살피던 미온적 태도에서 벗어나 '전기차 전용보험' 출시 등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한 모양새"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전기차는 18만4000대로 지난 2018년 4만6000대 보다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보험 가입대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의 비중도 같은기간 0.2%에서 0.8%로 올라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전기차의 특성 및 손해율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전기차만의 고유위험으로 인한 보장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특약 상품 개발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전기차는 차량가액이 높아 비전기차에 비해 자기차량손해(자차) 보험료가 비싸다. 또한 상대적으로 충전요금이 저렴한 전기차의 특성상 주행거리가 길어 비전기차에 비해 사고율도 높다.  

금감원이 집계한 지난해 개인용 전기차의 계약 건당 평균보험료는 94만3000원이었다. 이는 지난 2018년 70만1000원에 비해 24만2000원(34.5%↑) 증가한 금액으로 비전기차의 지난해 평균보험료 76만2000원 보다도 18만1000원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전기차의 사고율은 18.1%로 비전기차에 비해 2.1%p 높았다. 전기차 자차담보 평균수리비도 245만원으로 비전기차의 188만원 보다 약 30.2%(57만원)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차 핵심부품인 고전압 배터리의 높은 교체비용뿐만 아니라 전자제어 장치·센서 등 전자장치에 대한 수리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전문 정비업체 부족으로 부분수리가 곤란하고 제작사의 교환정책 등으로 경미한 손상에도 전부 교체 수리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전기차는 보급 초기 단계로 수리연구가 충분치 못해 고가의 고전압 배터리 관련 통일된 진단 및 수리·교환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 따라 자동차 사고로 배터리를 교환 수리하는 경우 사전에 보험사와 협의해 불필요한 보험금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자동차보험의 전체 손해율은 가입대수 증가 및 사고율 감소, 평균보험료 증가 등으로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비전기차 보다 2%p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기차의 손해율은 76.0%로 지난 2018년 97.4% 대비 21.4%p 하락했지만 비전기차의 손해율은 이 보다 낮은 74.0%를 기록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자동차보험 가입시 부가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특약을 판매하고 있어 전기차 운전자는 다양한 특약 내용을 면밀히 살펴 본인에게 필요한 특약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전기차 관련 불필요한 보험금 분쟁 누수·방지를 위해 보험업계가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에 대한 진단 및 수리·교환 기준 등을 마련해 나가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