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그린딜 이슈] EU 농경업계, 지속가능・친환경 농경재배법 시급
- 2030년까지 살충제 사용 50% 감축 목표 - 아직 구체적 대안책 없어 유럽 농부들 난색
유럽 연합(European Union) 집행위원회는 오는 2030년까지 화학 살충제 사용률을 현재 보다 50% 감축하겠다고 6월 22일 발표했다.
일명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이하 F2F)’로 불리는 EU의 농약 사용 감축 목표안은 이미 지난 2011~2020년 10년 동안 1차 실행 기한을 거쳐 실험돼온 ‘유럽 그린딜(A Europe Green Deal)’ 전략의 일부다.
또 1992년 EU가 세계 최초로 생태계 동식물 200여종을 포함한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 제정한 ‘해비태츠 디렉티브(Habitats Directive)’ 생명다양성 안건(案件)도 빠르면 내년인 2023년 중 법안으로 통과될 전망이다.
유엔(UN) 식량 농업 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이하 FAO)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약 30년 사이 전 세계 화학 살충제 총 사용량은 230만 톤에서 410만 톤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EU 보건 및 식품 안전 위원회(EU Commissioner of Health and Food Safety)는 오는 2030년까지 실시될 ‘농장에서 식탁까지’ 제2차 실행 기한 동안 유럽인의 보건을 위해 그동안 식량작물 재배용 토양, 공공 공원, 놀이터, 공공 도로변, 대기, 식품 등에 살포돼온 인체 유해한 화학 살충제 사용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5년에 걸친 이 정책 추진 이행 과정에서 살충제 사용 제한으로 인해 농산물 수확량 감소 피해를 입을 기업형 농가는 EU 집행부 산하 공통 농업 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이하 CAP)으로부터 재정 보상을 받게 된다. 이미 EU의 농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올 한 해의 화학 비료 가격 인상으로 수확량 감소 및 비용 부담 가중에 처한 상태다.
광범위한 살충제 남용의 생태계 파괴와 인체 건강 위협 효과를 입증하는 많은 과학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농작물 수확량 증가와 공공 공간 관리 명목으로 살충제 사용이 합리화 돼왔다.
이미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의 3분의 1일이 팔려보지도 못하고 폐기되는 한편, 기아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해결책은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 공급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 전문가들은 화학 살충제와 제초제 사용을 감축하는 동시에 전 세계적 지속가능한 농업 및 식량 공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천적 곤충을 이용한 해충 수 한계치 예측, 토양 유기 미생물 감별 및 모니터링 기술, 윤작 재배, 해충에 강한 작물 재배 등 방법을 통해서 유해한 화학 살충제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잡초 관리하는 기술을 유기적이고 친환경적인 해결책으로 제안한다.
그러나 EU 각국의 농부들은 생각은 다르다. 예컨대, EU의 주요 농경 조합인 Copa-Cogeca는 현재 농경 기술 단계에서 ‘농장에서 식탁까지’ 전략은 비현실적인 입법 초안이라며 EU의 살충제 사용 제한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입장이다.
또 EU 내 젊은 농부 협회인 CEJA는 기후변화에 따른 신종 병충해가 유독 증가하는 지금의 추세 속에서 살충제 말고는 농작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고 말한다. 식물 보호 협회인 CropLife Europe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책 없이 임의적인 2030년 살충제 사용 감축 목표를 강요하는 부당하다고 말한다(자료: S&P Global Commodity Insights, 6월 30일).
한편 최근인 6월 21일, 대서양 건너편의 美연방 대법원은 독일 글로벌 화학품 및 제약제조업체인 바이에르 크롭사이언스(Bayer AG, Bayer Crop Science) 제초제 브랜드인 라운드업(Roundup)의 암 발생 책임 민사 소송건에 대한 바이엘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라운드업의 주 원료인 글라이포세이트는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발암성 위해 물질임을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