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BYD, 美진출 막혔다 ...K-배터리, 美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미소'
- 中 CATL·BYD, 美 진출 막혀...K-배터리 반사이익 기대 - K-배터리, 中원자재 공급망이 걸림돌...의존도 줄여야 - 전문가 "중국산 배터리 광물과 부품 사용을 바로 배제할 수 없을 것"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하자 미국 내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중인 K-배터리 기업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중국 최대 배터리 생산 업체인 CATL과 BYD의 미국 진출이 가로막힘에 따라 점유율을 극대화 할 수 있을거란 판단에서다. 원자재 확보를 다각화 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힌다는 전략이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기본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라이벌인 CATL과 BYD가 시장에 못 들어오도록 막았기 때문에 호재인건 분명하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배재한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CATL은 올 초까지만 해도 BMW와 포드에 납품할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신설 협상을 구체적으로 논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격은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은 2020년 켄터키주 글래스고에 있는 한 공장을 매입했으며, 2026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계획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BMW의 스파턴버그 공장은 각형 배터리가 탑재되는 X3와 X5 등을 생산하고 있다. CATL의 미국 진출이 차질을 빚게 됨에 따라 이미 BMW에 각형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삼성SDI의 반사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의 탈-중국화다.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망간, 구리 등 대부분은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IRA 법안에는 알루미늄·흑연·리튬·니켈 등 배터리 광물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되거나 북미 지역에서 재활용된 광물이어야 최대 지원금의 절반(3750달러·약 491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등 주요 배터리 부품을 북미 지역에서 제조 혹은 조립해야 절반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양극재 소재인 산화코발트, 음극재 핵심 소재 인조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63.9%와 67.0%에 달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음극재 등의 소재는 워낙 다양하다. 다만, 음극재 소재의 경우 흑연이 들어가는데 흑연은 중국 의존도가 상당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원자재 공급망 규제 자체가 애매하고 명확하지가 않다. 중국에서 직접 캐는 원재료를 제한할지, 중국이 제련한 원자재들도 모두 포함시킬지 기준이 없다"라며"추가적인 부분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제조 업체들이 중국산 배터리 광물과 부품 사용을 바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외교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정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의 배터리 분야 중국 '고립 전략'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원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에 외교력을 발휘해 세부 법령을 유리하게 가져가거나 예외 적용 등을 받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