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조선,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 가속화...中과 초격차 만든다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본격화된다. 지금까지는 황화합물과 질소화합물을 규제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선박들의 운항속도를 약 10% 정도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2025년 부터는 선박에 등급을 매겨 노후한 선박들은 강제퇴출이 시작된다.
이는 실제 선복량의 감소를 가져와, 친환경 선박 수요는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해운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과의 격차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선두주자인 현대중공업은 독자개발한 '하이로터'에 대한 설계승인을 획득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HSD엔진과 함께 차세대 친환경 엔진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현대重, 신개념 ‘돛’으로 친환경 선박 고도화
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울산 본사에서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한국선급(KR)로부터 선박 풍력보조 추진장치인 로터세일의 독자모델 ‘하이로터(Hi-Rotor)’에 대한 설계승인을 획득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에 따르면, 로터세일은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원기둥 형태의 구조물로 바람을 이용해 추진력을 추가 발생시킴으로써 연료 소모를 줄이고 탄소 배출도 감소시킨다.
이 관계자는 "전기 모터로 회전하는 로터세일이 선박 주위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만나면 로터세일 주변부에 압력차이로 추진력이 발생하는 ‘마그누스 효과’를 활용한 기술"이라며 "로터세일은 선박 탑재 시에 6~8%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 2020년 12월 한국선급에서 하이로터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하이로터는 전기모터와 로터를 연결하는 구동부에 감속기어 방식을 적용해 기존 벨트방식 대비 구동 시스템의 안정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육상에서 실증에 나설 예정으로, 이번 설계승인을 바탕으로 제품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주원호 기술본부장은 “LNG,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뿐 아니라 풍력보조 추진장치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함으로써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한걸음 더 앞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태 한국선급 기술본부장은 “이번 설계 승인으로 현대중공업의 로터세일 기술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길 희망하며, 앞으로도 현대중공업이 환경규제 대응 기술을 강화하는데 계속해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날개 형태의 윙세일 풍력보조 추진장치를 개발해 지난 2020년 12월 DNV선급의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는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삼성重, HSD엔진과 함께 차세대 탄소중립 엔진 개발 나서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박두선)과 삼성중공업(대표이사 정진택), HSD엔진(대표이사 고영렬)은‘차세대 친환경 엔진개발 MOU’를 맺고 선박엔진 공동개발에 나선다.
30일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MOU는 지구 온난화 예방을 위해 계속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차세대 친환경 엔진 및 기자재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표적인 국내 선박 엔진 제작사인 HSD엔진은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협약을 통해 차세대 친환경 엔진 및 기자재 개발, 협약당사자 간 공동사업 운영 방안 검토, 협약당사자 간 기술교류회 실시 등 정기적 인적교류, 차세대 친환경 엔진 외 협력 가능 아이템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협약 3사는 공동 기술 개발로 상호 역량을 강화할 수 있으며 차세대 친환경·디지털 선박 엔진 기술 확보, 엔진 라이선스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협약 3사가 모두 경남 지역에 기반울 두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