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돌고 돌아 또 다시 주호영 원내대표
2022-09-20 오풍연 논설위원
국민의힘에 사람이 없지는 않을 터. 그런데 주호영 의원이 또 다시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른바 ‘윤심’이 작용했다고 하겠다. 주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선언을 하자 출마를 저울질하던 의원들이 모두 접었다. 아마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무소속 의원으로 있다가 입당한 재선의 호남 출신 이용호 의원은 끝까지 버텨 경선을 했다. 그 결과는 42표나 얻는 기염을 토했다.
더군다나 주 의원은 2년 전 원내대표를 한 바 있다. 이 시점에서 사람이 주호영밖에 없느냐는 말이 나올 만 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주호영 추대론이 흘러나왔다는 말도 들린다. 원내대표 출마설이 돌던 일부 중진들이 뜻을 접은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당이 건전하지 못 하다는 방증이다. 그런 점에서 이용호 의원의 선전이 돋보인다.
19일 투표에는 당내 의원 115명 중 106명이 참여했다. 주 의원이 61표, 이 의원 42표, 무효표는 3표로 집계됐다. 주 원내대표 임기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임기인 내년 4월까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긴 고심 끝에 이 자리에 섰다. 이미 한번 원내대표를 했기 때문에 다시 원내대표를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않았다"며 "더구나 오랜 고심 끝에 맡았던 비대위원장 직무가 정지돼 사퇴한 마당에, 당분간은 어떤 당직도 맡지 않고 국회연금개혁특위에만 집중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우리당의 위기가 완전히 수습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우리당 상황에서는 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니 이 역할을 피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출마 당위를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견 발표에서 '주호영 추대론'을 겨냥해 “윤심 때문에 상당 헷갈리셨을 텐데 저는 ‘윤심’인지 ‘권심’인지 잘 모르겠다”며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선생님 의중 따라서 가지 않는다”며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윤계를 비판했다. 이어 “제가 되면 아마 국민의힘 대박일 것"이라며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이시고 소신껏 (투표) 하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번 경선이 국민의힘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줬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경선은 뜻밖의 결과도 낳는다. 의미 있는 경선이라고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