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EU, 정부·기업 상호 협력 통해 도약"...이준곤 탈레스 상무, 28회 EURO NAVAL 참관기

- "제28회 유로나발, 3만명 넘는 인원 방문...K-방산 위상 달라져" - "유럽 방산기업들, 상호 협력과 공동 개발 목표로 새로운 도약과 전략적 확장 꾀해" - "EU, 해양 활용한 '푸른 성장(Blue Growth)' 전략으로 지속성장전략 지원"

2022-10-24     김의철 기자

 

제28회 유로나발, 3만명 넘는 인원 방문...K-방산 위상 달라져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4일 동안 프랑스 파리 외각의 르부르제 (Le Bourget) 전시장에서 세계 최대 해양방산 방위산업전시회인 유로나발(Euronaval)이 개최됐다.

프랑스는 자국내에서 세계적 규모의 국제 항공(Paris Air Show), 지상(Eurosatory) 및 해양 (Euronaval)의 3대 방산전시회를 모두 개최함으로써 방산 육성과 수출 진흥을 위한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

규모와 역사면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 해양방산전시회인 유로나발은 지난 1968년 처음 개최된 후 격년제로 열리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던 2020년을 제외하면 금년이 28번째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30개국에서 450개 이상의 공식 정부 방문단, 글로벌 조선소, 해양 방산전문기업 등이 참여했고 주최측에서는 3만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군,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및 해양 방산기업들이 참석해 해외 시장의 동향, 마케팅 및 해외 수출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필자는 지난 6월 지상 방산전시회인 유로사토리 방문 이후 한층 더 높아진 우리 방산의 국제적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최근 폴란드 수출 성과 등을 통한 유럽내에서 K-방산에 대한 관심과 해양 무기체계의 수출 가능성 및 다양한 기회 또한 확인할 수 있었던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아직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유로사토리에 이어 유로나발이 개최됐는데, 현재 유럽의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나토 (NATO)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유럽 각국의 국방·안보 강화와 국방비 증액의 속도감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러·우전쟁의 장기화로 이번 전시회가 글로벌 방산기업들에게는 다양한 기술협력 등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위해 자사의 방산제품을 최대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었다.

유럽 방산기업들, 상호 협력과 공동 개발 목표로 새로운 도약과 전략적 확장 꾀해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유럽의 방산기업들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상호간 지속적인 협력과 공동개발이라는 목표를 갖고 새로운 도약과 전략적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독일과 이탈리아의 U212A급 잠수함의 공동개발과 운영은 물론,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공동개발한 유럽형 다목적 호위함(FREMM)은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양국의 파트너쉽을 통해 후속 군수지원 및 유지 관리에 대한 협약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프랑스 방산회사인 넥스터(Nexter)사와 탈레스(Thales)사가 공동개발한 40mm 해군 대공방어시스템의 최종 형상이 공개되어 프랑스 해군에게 납품 예정이고, 이탈리아의 핀칸테리(Fincantieri)와 프랑스 나발그룹(Naval Group)의 합작투자회사인 나비리스(Naviris)가 주도해 유럽형 다목적 초계함 사업을 공동 추진함으로써 유럽 조선소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각국 정부와 방산기업들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한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처럼 국경을 초월한 지속적인 협력과 그에 따른 확장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다른 특징은 유로사토리와 마찬가지로 디지털과 무인기술의 통합적 발전을 볼 수 있었다. 기뢰전을 대비해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자율 무인 잠수정, 초대형 무인 잠수정과 고도화되고 정밀도가 높아진 해군용 무인기, 함정 건조를 위한 로봇의 도입 등 상호 연동과 효율적 운영, 통합으로의 확장이 이같은 특징을 잘 보여줬다.

또한 드론 대응기술 및 다양한 센서의 활용을 바탕으로 하는 통합 솔루션을 다른 무기체계와 상호 연동하면서 신속한 의사 결정을 가능케 함으로 복잡해지는 전장 환경하에서 빠르고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강조하고 있었다.

EU, 해양 활용한 '푸른 성장(Blue Growth)' 전략으로 지속성장전략 지원

여기에 EU의 성장전략 중 하나인 블루이코노미(Blue Economy) 안에서 해양화(Maritimization)를 통한 '푸른 성장(Blue Growth)', 즉 해양을 활용한 장기적 전략으로 지속성장 및 성장잠재력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 방위사업청은 함정 후속함 건조업체 선정방식을 기존 저가 입찰 방식에서 기술평가를 반영한 종합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평가업무 지침을 개정함으로써 저가 수주로 인한 국내 조선소의 사업성 저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최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시너지 창출과 잇단 해외 수출 낭보로 K-방산이 신뢰감 있는 무기체계로 해외시장에서 당당히 인정을 받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우리 조선업은 전통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산업이고 특수선, 레이더, 전투체계, 전자전, 소나 등 해양 방산 기술의 격차도 글로벌 선진 국가들과 점차 좁히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프랑스는 해양산업연합회(GICAN)를 중심으로 조선소, 시스템 및 장비 제작업체 등 240개가 넘는 회원사가 해양 방위산업의 발전을 위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현대중공업이 부스를 설치해 홍보에 나섰는데, 더 많은 국내 해양방산기업이 함께 참여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협력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정부 차원의 지원과 기업 간의 새로운 협력 및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화를 통해 국내 해양방산이 국방·안보 강화와 지속 성장을 위한 '푸른 성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쓴이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국방사업부문장(상무)은 한국외대를 졸업 후 핀란드 알토대에서 E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방대에서는 국방사업관리를 수료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을 거쳐 하니웰코리아에서 국방·항공사업을 총괄했고, 현재는 건국대 산업대학원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산업정책연구원 (IPS) 연구교수,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글로벌항공우주학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