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렌토’, 역대 최대매출 ‘일등공신’...“글로벌 SUV 인기 힘입어”

쏘렌토, 출시 20년 만에 내수 판매 100만대 돌파 수익성 노린 업계 전략 들어맞았다...국내 SUV 판매 비중 60% 목전 사상 최대 매출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출고지연’ 여전해

2022-10-27     장지혜 기자
쏘렌토

기아가 3분기 매출 23조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의 매출 신장을 놓고서 ‘쏘렌토’의 선전이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기아자동차 딜러는 “고객들이 쏘렌토를 많이 찾아서 지점에도 지금 SUV는 쏘렌토만 전시돼 있다”고 말했다. 자사의 다른 차에 비해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2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쏘렌토는 지난 9월에 신차등록순위 1위로 2개월 연속 왕좌를 차지했다. 올해 9월까지는 누적 기준 4만 9726대가 팔리면서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향해 달리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높다. 신차로 등록된 쏘렌토 가운데 10대 중 7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2002년 1세대 쏘렌토가 출시된 지 20년 만에 쏘렌토는 전통과 다양한 기술 도입으로 내수 판매 100만대, 글로벌 판매량은 400만대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썼다.

쏘렌토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에는 ‘SUV 자체의 인기’도 한몫했다. SUV는 전통적으로 ‘아빠차’라는 이미지가 강하며 30~50대 연령이 많이 이용하는 패밀리카 개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3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1인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하면서 낚시나 근교 카페에 가는 등 혼자만의 문화 생활에 SUV가 함께 하는 추세다. 또한 코로나19로 자차를 이용한 여행이 활성화되기도 했다.

특히 승용차를 숙소나 텐트 대용으로 쓰는 ‘차박’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젊은 세대가 SUV를 생애 첫 차로 고려하는 일도 많다.

이처럼 SUV는 전 연령층에 고루 인기를 끌면서 올해 3분기까지 국내 판매 비중을 58%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6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선호되던 세단의 판매 비중이 34%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앞선 수준이다.

아울러 기아의 전략도 SUV 판매량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수도권 대학의 자동차학과 교수는 “SUV의 인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이슈로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 제작사가 영업전략으로 SUV 판매에 집중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SUV 인기에 힘입어 쏘렌토가 국내 자동차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기아에서는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출고지연이 계속되면서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 문제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기아는 그동안 쌓여 있던 적체 물량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전히 쏘렌토는 신차 출고 대기까지 18개월가량 소요돼 출고적체 물량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도 부족하고 러-우 전쟁 등으로 물량 차질이 있다”면서도 “최근 부품 차질이 완화되면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