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판교이어 국회까지 섭렵...로보셔틀 ‘쏠라티’ 정체는?

현대차, 국회서 쏠라티 개조한 자율주행 셔틀 선보인다 자체 개발한 레벨4 자율주행, 로봇처럼 ‘스스로’ 달려 ‘장롱 면허’ 운전자, “자율주행 기술 일상으로 오나” 기대

2022-11-08     장지혜 기자
국회에

내년 상반기부터 국회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현대자동차의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가 국회사무처와 함께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국회 자율주행 셔틀’을 선보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면,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 발전을 지원하는 입법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국회가 미래산업의 프리존이 되겠다”고 말했다.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현대차는 국회사무처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회에 자율주행자동차 ‘로보셔틀’을 도입하게 됐다. 국회는 세종과 판교 자율주행 시범지구에 이어 세 번째 시범운행지구다.

쏠라티의 변신 어디까지?

현대차가 내놓은 ‘로보셔틀’은 로봇(Robot)과 버스를 의미하는 셔틀(Shuttle)의 합성어로 다인승 차량인 쏠라티를 개조해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모빌리티다.

쏠라티는 현대차에서 스타렉스의 상급 상용 모델이자 카운티의 하위급 모델로 2014년 9월 독일 하노버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이며 이후 판매를 시작했다.

3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출시한 쏠라티는 세련된 디자인에 최고 수준의 정숙성과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는 모델이다.

또한 그 자체로 ‘로봇’이라는 칭호에 걸맞다. 쏠라티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리무진, 캠핑카, 어린이 버스, 의전용 차량으로 활용하는 경상용차는 수입차가 대부분이었지만 쏠라티의 등장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쏠라티는 현재 고급 캠핑카부터 대형 매니지먼트 소속 아티스트 전용 ‘무빙 스튜디오’와 ‘무빙 호텔’로 이용되는 한편 반려견 헌혈차, 구급 차량과 의전용 차량으로 국내외에서 만능 자동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로보셔틀을 출시하면서 이에 필요한 수요응답형 서비스와 기타 기기 장착을 위해서 쏠라티를 개조하게 됐다”고 말했다.

레벨4 자율주행 기술 탑재한 ‘로보셔틀’

현대차가 이번 국회에 선보일 자동차는 로보셔틀은 레벨4 단계의 자율주행 셔틀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통상 레벨0부터 레벨5단계로 분류하는데 제어 주체와 주행 책임에 따라 비자동화 형태부터 운전자 보조, 부분 자동화, 조건부 자율주행, 고등 자율주행, 완전 자율주행으로 구분할 수 있다.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은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주행 제어와 주행 책임이 모두 시스템에 있다. 제한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에서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수준의 기술이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레벨4 수준의 핵심 기술을 적용해 차량이 스스로 주행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해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일부의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비상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로보셔틀의 특징이다.

아울러 로보셔틀은 현대차 MCS랩이 개발한 AI 기반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 ‘셔클(Shucle)’ 플랫폼과 접목해 운행한다.

승객이 셔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지정하면, AI가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 차량을 자동으로 배차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용자가 승하차를 희망한 정류장에만 정차하기 때문에 이동 및 대기 시간은 줄어들고, 배차 효율성이 높아진다.

수요응답형

“전 세계를 누비고 싶어요”...로보셔틀 다음 행선지는?

로보셔틀은 세종과 판교에서 이미 시범 운행을 거친 바 있다. 로보셔틀의 세 번째 시범 서비스 행선지로 국회가 선택되면서 다음 시범지는 어디일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다음 서비스 지역은 결정된 바 없지만 보통 시범 서비스를 위해서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게 된다”며 “기술 실증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서비스 대상 도로의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파트너사도 고려하면서 선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형’ 모빌리티로 지목됐던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기존 ‘장롱면허’ 운전자들은 기대가 크다.

박 씨는 “아직 운전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차를 사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율주행이 상용화된다면 바로 차를 구매하고 싶다”면서도 “다만 자율주행의 안전성이 완전히 담보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로보셔틀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더욱 복잡한 환경에서도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이번 국회와의 협약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일상에서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을 경험하실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더욱 다양한 환경에서의 기술 실증을 통해 최적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