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재무 건전성 '빨간불' 켜졌다…신용등급 영향 줄까
SK증권, 11월 MS저축은행 180억 출자 국내 신평사 부정적 평가…"모니터링 강화"
SK증권의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증권은 이달 자회사 엠에스(MS)상호저축은행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금 180억원을 출자했다. 자기자본 2.9% 규모로 부담이 적은 편이나 현재 회사의 수익성,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라 나온다.
국내 양대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5일 해당 출자 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표명하고 향후 회사의 이익창출력, 유동성 대응능력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용등급 하락을 시사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한 신평사 관계자는 “주의를 환기하고자 한 목적이지 (아직 정기평가 전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월 말 기준 SK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는 387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0%로 비중이 큰 편이다. 우발부채 중 90%(2793억원)가 부동산 PF에 몰려있는데 문제는 대부분 브릿지론, 후순위대출 등으로 향후 부동산 경기악화에 취약한 구조라는 점이다.
당장 이달 1100억원 수준의 부동산 유동화증권(ABCP) 만기가 돌아온다. 이밖에 CP(기업어음), 전자단기채 약 2500억원 어치 만기도 같은 달 도래한다.
이에 대해 SK증권 관계자는 “현재 충분한 현금성 자산이 확보되어 있고 상품만기와 매칭돼 있어 상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대형 증권사가 자금을 출자한 제2 채안펀드 지원대상(신용등급 A2 중소형 증권사)에 포함되면서 관련 부담이 줄어든 점도 존재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익창출 능력 등에서 위험요소가 여전히 잔존한다. SK증권은 3분기 전년 대비 80.7% 내려간 순이익 70억원을 거뒀다. 수익성 회복이 늦춰질 경우 자본확충 여력도 그만큼 줄어들어 건전성 개선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MS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출자로 MS상호저축은행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기존 9.63%에서 업계 평균 수준인 13.9%까지 오르게 된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 부동산PF 및 담보대출로 여신 포트폴리오가 기운 만큼 수도권 지역 등과 비교해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
나이스신용평가 이규희 선임연구원은 “회사가 영업기반을 두고 있는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 하락폭은 타지역 대비 크게 나타나고 있어 이와 관련된 부담이 존재한다”며 “출자 이후 MS상호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자산의 잠재부실 위험, 추가 자금투입 필요여부, 중장기적 시너지창출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정기 평가 전이라 신용등급 하락 여부 등에 관해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SK증권뿐 아니라) 증권사 전반이 유동성이 좋지 않다. 대부분 부동산 PF 영향으로 이 부분을 평가에서 면밀히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