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수소 시장 전망 좋지만...“정부, 반드시 국산화 해야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야”
- 수소경제, 생산부터 활용까지 밸류체인 새로 짜야 - 英 기업 손잡고 암모니아 분해 기술 확보에 나서 - 2027년까지 수소만으로 발전 가능한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예정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소 시장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정부 차원의 정책 및 지원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개최한 ‘수소경제 선도를 위한 산업생태계 활성화 전략’ 포럼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사업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성구 두산에너빌리티 수소사업추진TF팀장은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윤을 남겨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돌아봤을 때 아직은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격적인 시장 규모나 지원제도가 확대되고 가시화돼야 기업에서도 경제성 평가를 통해 더 많이 투자하고, 개발된 기술을 가지고 글로벌 차원까지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업체에서 음으로 양으로 압박을 받기 마련인 ‘국산화’라는 틀 안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실증 사업에 일부 참여하고 있지만, 수소 생산을 테스트하려는 목적인지 국산화 기기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함인지 모호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수소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기업 차원에서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박성구 팀장은 “수소경제는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밸류 체인을 만들어야 하고 기술별로 서로 다른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 기업, 연구계 및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다함께 기술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을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다. 2020년부터는 독자 모델 개발을 통해 확보한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국기계연구원과 ‘300MW급 수소터빈용 50% 수소 혼소 친환경 연소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LNG)를 혼합 연소해 발전하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현실적으로 대안으로 떠오르는 기술이다.
천연가스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최종적으로는 수소만을 태워서 터빈을 돌리고, 탄소배출을 0으로 하는 ‘수소 전소 발전’까지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8월 수소터빈 연소기의 30% 수소 혼소 시험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수소터빈 연소기 50% 수소 혼소 시험을 앞두면서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일에는 영국 암모니아 크래킹 솔루션 업체 존슨 매티사와 ‘암모니아 크래킹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협약에 따라 존슨 매티는 암모니아 크래킹 공정 설계 기술과 촉매를, 두산에너빌리티는 암모니아 분해기 공정 상세 설계, 기자재 제작, 시공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는 수소와의 호환성이 높고 적은 에너지로도 저장과 수송이 가능해 경제적인 수소 운반체로 꼽히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을 수소복합발전에 적용해 암모니아 분해에서 발생하는 질소로 수소터빈의 성능을 향상하겠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 박홍욱 파워서비스BG장은 “수소복합발전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암모니아 크래킹은 탄소 중립에 기여할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소의 활용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아우르는 수소복합발전의 모든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