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독점체제 깨지나...바이낸스 韓 진출 재점화에 투자자들 "환영"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진출 재점화...투자자들 "환영" 기존 거래소 위주로 고착화된 시장 판도 변화 기대
2023-01-04 정수진 기자
세계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재점화되면서 국내 시장의 약 80% 이상을 점유한 업비트의 독점체제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가상자산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로 기존 거래소 위주로 고착된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바이낸스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의 지분 41%를 매입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앞서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가상화폐 대출업체인 제네시스 트레이딩 서비스 중단 여파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상품인 '고파이'의 원금·이자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이후 고팍스는 고파이 서비스 정상화를 목표로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고팍스가 "비밀유지 조항이 걸려있어 업체 이름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으나,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고팍스가 바이낸스와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고팍스는 고파이 상품 정상화 및 자본 유치를 꾀할 수 있고, 바이낸스는 한국 시장 진출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이 재점화되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서비스 질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출금 수수료를 일제히 인하했으나, 시장 활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동안 출금 수수료가 거래 수수료에 비해 비싸기도 했고, 출금 수수료 인하만으로는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금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보다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게 좀 더 투자자들에겐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팍스를 제외한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별 수수료율을 비교해보면 업비트 0.05%, 빗썸 0.25%, 코인원 0.2%, 코빗 0.15%이다.
현재 빗썸의 수수료율이 높은 편이지만, 할인 쿠폰을 사용하면 수수료가 최대 0.04%까지 낮아진다.
실제 많은 해외 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거나 없애며 고객 유입에 열을 올렸다.
바이낸스 역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거래에 대해 제로 수수료 정책을 적용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바이낸스의 미국법인인 바이낸스유에스(Binance US)의 이더리움 현물 거래 수수료를 폐지했다.
업계에서는 다수의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로 국내 거래 수수료 인하, 투자 선택지 다각화 등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업비트 독점 체제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이 나온다.
한편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규제 등으로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