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마이데이터·헬스케어로 영토확장···"위기 속 미래성장동력 발굴"
- 올해 보험업 역사상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 속의 위기' 전망 - 고령화 시대에 고금리·고물가 겹치며 보험산업 수익성·성장성 악화 우려↑ - 업계 선도 자부하는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등 新사업 통해 위기돌파 각오 - 'CES 2023' 통해 헬스케어 기술 흐름 확인 및 사업 접목성도 타진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고물가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수심이 짙어지고 있다. 올해를 보험업 역사상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 속의 위기'라는 인식이 강해서다.
통상 실물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계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보험사들의 신계약 감소는 두드러진다. 아울러 쉽사리 줄지 않고 있는 보험금 누수 문제와 올해 IFRS17의 본격적 시행 등도 앞으로 보험업계가 헤쳐 나가야 할 주요과제다.
이같은 예측불허의 금융환경에 맞서 보험업계는 '안정적 내실'과 '미래 성장기반'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각오다.
KB손해보험은 일찌감치 보험산업의 미래 수익모델로 꼽히는 헬스케어 사업 선점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는 평가다. 고객을 위한 종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사업과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등 디지털산업 경쟁시대에 보험업의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 방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보험시장 축소가 불가피해 향후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사업과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가 요구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며, 보험업계 신사업 부분에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오고 있다.
KB손해보험이 출시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새로운 앱(APP)을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KB손해보험 대표 앱을 통해 제공되며 KB손해보험 고객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에는 ▲금융자산에 대한 원스톱 통합 조회가 가능한 ‘마이자산’ ▲보험 특화 금융 플랫폼에 걸맞게 보험조회와 보장분석이 가능한 ‘마이보험’ ▲건강도 챙기고 포인트도 얻을 수 있는 ‘마이혜택’ 등이 탑재됐다.
이에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 2021년 10월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자회사 설립에 대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고 'KB헬스케어'를 세웠다. 생명·손해보험업계 통틀어 최초 사례다.
같은 해 11월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레이포지티브와 직장인 특화 건강관리서비스 공동 사업 추진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분야에 대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펼쳐왔다.
이후 12월에는 알고케어·비트컴퓨터·테라젠바이오와 MOU를 맺었다. 알고케어와는 고객 대상 맞춤형 영양관리 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추진하고 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를 위한 복약 관리 서비스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으며, 비트컴퓨터와는 기업주·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KB손해보험은 다양한 공급자들과 연합 체계 구축을 강화한 모양새다.
지난해 1월 KB손해보험은 종합식품기업 아워홈과 헬스케어 사업의 전략적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손해보험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KB헬스케어와 KB골든라이프케어가 보유한 헬스케어 인프라와 아워홈의 케어푸드 사업 역량 결합으로 새로운 시너지 모델의 중요한 시작점으로 평가됐다.
당시 아워홈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 공동 기획 및 개발 ▲보유 고객 대상 헬스케어 콘텐츠 공동 개발 ▲B2C 및 B2B 시장 전개를 위한 인적∙기술적 교류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 케어푸드 활성화 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KB헬스케어는 아워홈과 함께 효율적인 식단 관리를 통한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프로그램도 개발한 바 있다.
KB손해보험의 자회사 KB헬스케어의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 '오케어(O’Care)'를 통해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오케어(O’Care)'는 앱을 통해 고객 개인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시하며, 현재 운영중인 보험사 헬스케어 플랫폼 중 가장 발전된 형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케어의 핵심 역량은 고객 건강기록을 바탕으로 상태를 분석하는 '건강분석모델'과 건강개선을 위해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건강증진모델'에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솔티드와 바른 자세 코칭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활동 자세밸런스 진단 서비스를 공동 기획 및 개발하는 원팀(One-Team)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 밖에도 KB손해보험은 금융업계 최초로 요양시설 사업을 시작하며 고령화 시대에 보험사의 운영 수익을 확보하고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재 요양산업에 진출한 보험사는 KB손해보험뿐으로 서울 시내 프리머엄 요양시설을 3호점까지 열고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보험업계는 시장 침체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요양사업을 미래 먹거리 일환으로 꼽고있으며 금융당국도 민간의 요양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KB손해보험 자회사인 KB헬스케어 관계자들은 올해 세계 3대 가전·IT 박람회 중 하나인 '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살펴보며 새로운 헬스케어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신사업 접목 가능성 등도 타진했다.
김기환 KB손보 사장은 "K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설립한 KB헬스케어 등을 통해 입증한 헬스케어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업계 최고로 나아가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월 연임에 성공한 김기환 사장이 앞으로 펼쳐갈 보험업계 신(新)비즈니스 영역 확장에 업계가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