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인기’…삼성 vs 미래에셋, 초단기채 ETF 명승부
삼성·미래에셋운용 초단기채 ETF 출시 지난해 연간 누적 자금유입량 1, 2위 12월 전세 뒤집고 미래에셋 우위 점해
삼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만기 3개월 이하 초단기채 ETF(상장지수펀드)가 순자산 2위 자리를 두고 명승부를 펼치고 있다. 각각 무위험금리, CD금리를 추종하는 두 회사의 상품은 지난 연말 투자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연간 누적 자금유입량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처음에는 삼성자산운용이 앞섰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삼성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는 출시 5달여 만에 순자산 3조원을 돌파하고 10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ETF는 만기(듀레이션)가 하루인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수익률을 추종한다. 매 영업일마다 이자수익이 확정 및 누적되는 만큼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위험이 없다. 실제 4월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초단기채 ETF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로 매일 공시되는 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를 추종한다. 듀레이션이 KOFR보다 긴 만큼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KOFR와 비교해 금리변동 리스크가 더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지난 10월 말까지 두 상품의 수익률 차이는 미미했다. 지난해 삼성 ETF는 상장 이후(4/26~10/31) 수익률 1.1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 ETF는 1.16%로 이를 소폭 앞섰다.
안정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비교 우위에 선 삼성 KOFR ETF의 동기간 누적거래량은 약 1100만 건으로 미래에셋(300만)을 3배 이상 웃돌았다.
이에 CD 금리만을 고집하던 미래에셋은 11월 말 KOFR 무위험 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일종의 모방상품인 셈이다. 삼성운용(0.05%) 대비 총보수(0.03%)도 약 절반 가까이 낮췄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기준 순자산 3500억원을 모집했다.
전세는 한순간에 뒤집혔다. 미래에셋 CD금리 ETF는 지난 11월 21일 시가총액 2조원을 돌파하더니 다음달 1일 3.3조원을 기록하며 삼성 ETF를 밀어냈다. 동기간 삼성 KOFR 순자산은 제자리걸음을 걸으며 3.1조원에 머물렀다.
수익률 측면에서 격차가 두드러진 탓이다. 11~12월 두 달간 미래에셋 ETF 수익률은 0.63%인 반면 삼성 KOFR는 0.54%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두 상품의 듀레이션이 다른 만큼 리스크나 수익률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시장 상황변동에 따라 두 상품 사이를 오가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29) 기준 미래에셋은 순자산, 누적 자금유입량 측면에서 삼성을 모두 압도했다. 미래에셋 CD, 삼성 KOFR ETF는 전체 상품 중 순자산 2위(3조3340억), 3위(3조417억)를 나란히 차지했다. 한 해 자금유입량은 각각 3조619억원, 2조8021억원이다.
이렇게 전세가 뒤집힌 삼성자산은 아직까지 CD금리 ETF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회사 관계자는 “(향후 변동이 가능하나) 현재로서는 검토 중인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최근 단기 자금시장이 안정화되면서 두 상품의 투자매력이 줄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9일 CP(기업어음) 금리는 두 달여 만에 4%대에 진입했다. 정부의 단기시장 안정화 정책이 약효를 발휘한 영향이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KOFR ETF는) 금리인하 등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금을 단기간 파킹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은행 예적금 대비) 여전히 매력적인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쉽고 편한 현금 관리수단이 될 것”이라고 자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