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우리은행, 해외에서 활로 찾는다...'모바일 플랫폼'으로 동남아 시장 개척
-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3대 거점 고공행진...현지화 전략 주효 - 디지털 전환 노하우 전수 통해 '핀테크 금융' 동반 성장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올 한해 금융권에선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현상'과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등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염두에 둔 경영전략수립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비이자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안에 대해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은행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 극복과 수익 다각화 방안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우리은행은 작년 해외시장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작년 3분기 2144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내며 재작년 동기(1310억원) 대비 63%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이미 포화 시장 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의 사업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서의 두드러지는 약진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30대로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과 더불어 금융 수요와 인프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작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캄보디아 현지법인 'WB파이낸스'는 중앙은행으로부터 상업은행 인가를 받은 지 1년여 만에 영업이익 1억2500만달러, 당기순이익 4600만달러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9월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올해 1월 WB파이낸스는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은행업 전반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점포 전략으로 네트워크 재구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캄보디아에 139개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이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1992년 진출해 우리은행 해외 점포 중 가장 많은 159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47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업계에선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현지 시장에 완전히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의 성공적인 안착은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창출에서도 효과를 내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며 “먼저 진출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등 우리은행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소다라은행은 자본 적정성과 수익성 부문에서 현지의 높은 평가를 받아 현지전문지인 '인포뱅크 매거진'의 은행 평가에서 유일하게 27년 연속 최우수은행으로 선정됐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9월말 기준 99개(국영은행 4, 민영은행 95)의 상업 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장임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베트남 우리은행'은 2017년 법인 출범 이후 베트남 전역에 20개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성장률이 40%에 달하는 핵심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은행은 리테일 영업 활성화와 베트남 내 우량 신디케이티드론 등 IB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등 현지 기업 영업을 강화하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빅블러시대'맞춰 현지 핀테크 기업과 연계 활발…모바일 플랫폼 활용 영업력 확대
우리은행은 올해 글로벌 현지 영업력 증대를 위해 비대면 채널을 전면 활용하고, 인니·베트남 자동차금융 확대, 캄보디아 전용 결제 서비스(WB Pay) 출시 등 국가별·지역별 특화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의 소매금융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지 시장 환경과 소비자 패턴을 분석해 UI/UX 개선 작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제고 노력을 위해 현지 핀테크·스타트업과 손잡고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은행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10월 현지 핀테크 업체인 '핀코프'와 파트너십 협약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펀드판매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핀코프는 투자자를 위한 펀드 투자앱 '에프마켓(Fmarket)'과 펀드운용사를 위한 상품 유통·관리 시스템 '에프플랫폼(F-Platform)'을 운영 중이다.
또 올해 3개의 지점을 더 늘려나가는 동시에 모바일 기반 금융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매금융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2024년까지‘디지털뱅크 TOP3’달성을 위해 우리페이(KHQR)를 출시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고, 모바일 뱅킹 기능개선 및 기업고객 대상 인터넷 뱅킹을 구축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현지에서 대중화된 QR결제 도입, 1위 배달 앱인 Nham 24와의 제휴를 통해 금융 플랫폼에서 생활 기반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기존 앱을 전면 개편한 새로운 뱅킹 앱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대면 신용대출 및 계좌 개설 등과 같은 모바일 앱 활용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에서 전체 글로벌 비즈니스 이익 중 50% 이상을 버는 것을 목표로 영업 네트워크 확대를 진행 중이다.
윤 부행장보는 이들 세 곳은 소매금융분야와 지역별 특화 서비스가 자리 잡은 만큼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비롯해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도 및 방글라데시아 등 제2의 베트남·인니·캄보디아를 찾아 선제 대응을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동남아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