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脫정유시대, ‘종합에너지기업’ 도약 나선 GS칼텍스…신사업 확장 어디까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환경 규제 강화 흐름에 따라 국내 주요 정유회사는 앞다퉈 ‘탈정유’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더 이상 정유사업만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 없어지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최대 투자 금액인 2조 7000억원을 신사업 영역에 투자하고 나섰다. 전라남도 여수2공장 인근에 올레핀 생산 시설(MFC)을 준공하면서 석유화학 분야로 확장 의지를 보인 것이다.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우는 올레핀은 플라스틱 등의 기초 소재로 쓰인다. 이미 전 세계에서 1년에 1억톤이 소비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이 시설을 통해 연간 에틸렌(Ethylene) 75만톤, 폴리에틸렌(Polyethylene) 50만톤, 프로필렌(Propylene) 41만톤, 혼합C4유분(Mixed C4) 24만톤, 열분해가솔린(Pygas) 41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이 시설과 기존 생산설비의 연계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로 타 석유화학사 대비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규 석유화학 제품군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비정유 및 정유 사업간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FC시설은 기존 석유화학 시설 대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석유화학사의 나프타분해시설과는 달리 나프타는 물론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LPG, 석유정제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
기존 고도화 시설에서 발생하는 석유정제가스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동일 생산 능력을 가진 석유화학 시설대비 에너지사용량을 약 10%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프타 및 석유정제가스를 원료로 활용하여 수소를 부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기존 석유정제공정의 수소 생산을 대체해 LNG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연간 총 7.6만톤의 탄소배출을 저감 효과를 지니고 있다.
허세홍 "정유사업에 석유화학, 친환경에너지, 자원 재활용까지 포괄하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것"
GS칼텍스 허세홍 사장은 준공식에서 “MFC시설 준공은 비정유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사업 다각화와 성장성을 동시에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경쟁력을 갖춰 나가게 될 것”이라며 “GS칼텍스는 정유사업에 더해 석유화학사업, 친환경에너지, 자원 재활용까지 포괄하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주유・세차・정비 등 일반적인 서비스 뿐만 아니라 카셰어링 및 전기차・수소차 충전 등 모빌리티 서비스, 택배 및 드론 배송 등 물류서비스도 제공하는 모빌리티 & 로지스틱 허브로 미래형 주유소를 재정의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미래형 주유소인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신사업으로 제시하면서 친환경차 충전은 물론 카셰어링, 드론 배송, 도심항공교통(UAM)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과 실증 테스트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드론 배송 실증테스트도 지속하고 있다.
향후 상용화되면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주유소를 활용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물류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기존 유통 인프라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도서지역에 생활 물품과 구호 물품을 비대면으로 배송할 수 있게 되어 물류 사각지대의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GS칼텍스는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Vertiport)를 구축할 계획이다. 주유소는 도심을 비롯해 전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천장 공간이 개방되어 비행체가 이착륙하기 용이해 UAM 거점으로 적합하며 버티포트 구축 시 다른 네트워크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GS칼텍스는 미래형 주유소의 사업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