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증권, '채권평가손 직격탄' 4분기 1000억대 영업손실…올해 실적회복 가능할까
지주계열 증권사, 4분기 1000억대 영업손실 영업이익 80% 감소…채권평가손실 영향 연초 채권시장 회복에…"정상화 기대 가능"
주요 금융지주(KB·신한·하나) 계열 증권사들이 4분기 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부진한 연간 실적을 거뒀다. 지난 하반기 터진 레고랜드 사태 등에 업황이 바짝 쪼그라든 탓이다.
전분기 KB·신한·하나증권은 각각 1062억, 1651억, 1977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상품운용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을 10배가량 키운 여파다.
연간 실적 기준으로 세 증권사 중 가장 '선방'한 곳은 KB증권이다. 전년 대비 70.8% 내린 영업이익 2372억원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65.3% 감소한 2063억원이다.
다음으로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이를 뒤따랐다. 각각 전년도 대비 79.5%, 80.3% 하락한 영업익 1200억, 126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증권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28.6% 증가한 4125억원으로 KB, 하나증권을 두 배 웃돈다.
여의도 사옥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크다. 세후 매각이익은 3215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약 1000억원이다. KB, 하나를 모두 밑도는 규모다.
본업에서 아쉬운 실적은 거둔 신한증권은 작년 IB(기업금융) 부문에선 소기의 성과를 냈다. 지난 한 해 23.8% 성장한 2532억원 규모의 IB 수수료수익을 거뒀다. 지난 3분기 쿼드러플 크라운(IB 4개 부문 1위)을 달성한 KB증권은 같은 기간 11.2% 상승했다.
지난해 3월 GIB(글로벌 투자은행) 총괄 사장으로 선임된 현 김상태 대표의 역할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최근 정기인사를 통해 소속 직원 1000명이 넘는 개인고객그룹을 개편하며 IB 외 WM(자산관리) 비즈니스도 챙기고 있다.
대형 증권사와 비교할 경우 세 증권사의 실적은 초라한 편이다. 영업이익이 가장 큰 KB증권도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NH투자, 한국투자증권 다음 6위권에 그친다. 5위 한국투자증권(4409억원)과의 격차는 두 배다.
다만 이번 실적 충격이 대부분 유가증권 평가손실에서 기인한 점에서 정상화 여지가 크다. 지난 1월부터 국내 채권시장에 활기가 도는 등 긍정적 변수가 존재한다 .
이들 증권사는 최근 당국이 제도권에 편입한 토큰증권(STO) 시장 진출채비를 갖추는 등 신사업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타사와 달리 지주사 네트워크를 통한 사업력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경기침체 속에서 탄소배출권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다양한 기회요소들을 포착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