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證, 힘 빠진 8조원 투자자산…‘수익성 회복 가능할까’

7.8조원 투자자산 수익 49% 하락 “자산재평가발 호조 끝났다” 지적 나와 다만 기우라는 평가…‘비중확대’ 의견도

2023-02-22     김윤화 기자
[출처=미래에셋증권]<br>

지난 4분기 미래에셋증권의 8조원 규모 투자자산에서 나온 배당·분배금이 바짝 쪼그라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300억원이다.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전과 같은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43%(6396억원) 하락한 영업이익 8459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7%(5640억원) 내린 6194억원이다.

금리인상, 레고랜드 사태 등에 위탁매매, 기업금융(IB) 등 전 사업부문이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그간 ‘황금알 낳는 거위’로 평가받던 8조원 규모의 투자자산이 아쉬운 배당·분배금 실적을 거둔 탓이 크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의 투자목적 자산은 전년 대비 5.2% 감소한 7.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로부터 나온 배당금 및 분배금은 같은 기간 49.6% 반토막 난 2606억원(배당금 1270억원·분배금 1330억원)이다.

지난 4분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총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위축됐다. 전분기와 비교해 45% 꺾인 규모로 지난해 4개 분기 중 가장 낮다.

통상 4분기에는 분배금 규모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예외였다. 이 때문에 매 연말 진행되던 “자산재평가발 호조가 끝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매수의견을 유지했으나 목표가를 낮췄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연결 이익이 별도 이익을 하회한 것은 해외 부동산과 프리 IPO 자산 등 보유 자산들에 대한 평가 손실이 커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수년간 4분기는 연결 자산 재평가 이익이 크게 발생하는 시기였으나 이번에는 부진했다는 점은 그동안 이어져 왔던 자산 재평가발 호재가 종료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대규모 자기자본 확충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뿐만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도 활발히 해왔다”며 “그동안 자산 재평가를 통해 본업 부진을 상쇄했으나 시장 둔화가 장기화되고있어 향후에도 대규모 재평가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재평가 이슈가 일시적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 이홍재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투자목적자산이 약 8조원에 달해 자산 재평가 리스크에 노출된 편”이라며 “(다만) 재차 경기 침체 리스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추가적인 손익 변동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낸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해외 투자자산 및 비시장성 자산과 관련해서 특별한 평가손실 내역이 없다”며 “(2023년에는) 최근 시장금리 및 환율도 안정화되면서 운용손익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비록 전반적인 손실이 커졌지만 수익 구조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인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 한 해 사업부문별 수익비중은 ▲위탁매매 37.6%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18.9% ▲기업금융 16.1% ▲이자손익 14.4% ▲운용손익 13.1% 등으로 고른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세전 수익 기준으로 글로벌 법인 비중이 19%(1614억원)를 차지하는 점도 타사 대비 강점이다.

김 연구원은 “높은 고객 로열티를 통한 지속적인 자산관리 수익이 기대되고, 높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응력을 키웠다”라며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자회사를 통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