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내부 출신으로 꽉 채운 자회사 대표 인선...“남은 건 전무이사”
‘2인자’ 전무이사, 관료출신 내정설 제기 금융위의 공정하고 투명한 이사회 운영 지시 영향
최근 기업은행이 1년 넘게 공석이었던 자회사 대표를 내부 출신으로 가득 채웠다. 지난해 기업은행장 인선 과정 중에 관치금융 논란이 비일비재하던 때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허나 일각에서는 기업은행 2인자로 불리는 전무이사가 여전히 공석인 점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자회사 대표를 모두 내부 출신으로 내정하면서 관치금융 논란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하지만 아직 2인자로 꼽히는 전무이사직이 공석인 상태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융위가 이사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회사 대표 인선과정과는 다르게 관료출신의 전무이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기업은행은 내부 출신으로 자회사 대표 인선을 진행했다. 허나 전무이사의 경우 은행장이 제청하고 금융위원회가 임명하는 구조라 정부의 입맛대로 내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올해 기업은행은 1년간 공석이었던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IBK시스템, IBK연금보험 등의 대표를 모두 내부 출신으로 임명했다. 다만 전무이사는 아직까지도 임명되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기업은행 전무이사를 친정부 성향의 인물로 내정하고 싶어 한다는 하마평이 들리고 있다. 전무이사는 행내 2인자로 불리는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가 은행권을 상대로 거센 비난을 이어가는 만큼 친정부 성향의 인물이 전무이사가 되길 바라고 있다”며, “특히 기업은행의 전무이사직은 늘 차기 행장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위가 전무이사만큼은 내부 출신이 아닌 친정부 성향의 인물이 내정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은행 이사회는 은행장과 전무이사,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그중 지난해 3월 김세직 교수의 임기가 만료됐으며, 신충식 고문은 새로운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