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다] 케이뱅크, 상장 절차 중단...여·수신 등 외향 성장은 지속
대어급 IPO 시장 부진 여전...케이뱅크도 상장 절차 중단 포트폴리오 다변화, 금리 경쟁력 확보로 성장 기반 마련 모바일뱅킹 강화...금융플랫폼으로서 부족함 보완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 업체들은 성공적으로 증시 데뷔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대어급은 여전히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 가장 대어급으로 평가받던 케이뱅크 마저 상장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연내 IPO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케이뱅크의 상장 의지와 다음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 상장 장점 중단..."재추진 의사 변함없어"
케이뱅크는 지난달 초 상장 잠정 연기를 발표했다. 초기 8조원대로 평가됐던 기업가치가 최근 반토막 난 것이 케이뱅크의 상장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가 예비심사청구부터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안정적인 여·수신 성장과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부정적인 평가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2% 급증한 수준이다.
수신 경쟁 심화와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대출 시장 침체에도 안정적인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 케이뱅크 측은 "상장 추진 의사는 변함이 없다"며 IPO 재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기업가치 절하에 케이뱅크가 결국 코스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장을 철회했으나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 금리 경쟁력 확보, 혁신 기술을 통한 고객 편의성 제고 등으로 안정적인 경영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주택 관련 대출에서 경쟁력 입증
케이뱅크가 시장 트렌드에 맞춘 여·수신 상품과 금리 경쟁력을 통해 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다양한 대출 상품을 출시해 대출 영역을 기업대출과 담보대출로 확대했다.
지난해 5월 사장님 보증서 대출, 9월 사장님 신용대출, 12월 사장님 희망대출 등을 내놓았으며, 10월에는 대환과 생활안정자금으로 구성됐던 아파트담보대출에 아파트구입자금을 추가해 상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특히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전세자금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수신 방면에서는 ▲파격적인 금리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단기 예금 출시 ▲MZ세대를 겨냥한 신상품 등이 잔액 증가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상품 출시를 통한 혁신금융, 중저신용대출 확대를 통한 포용금융 실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선제적 건전성 관리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PC뱅킹 접고 모바일 강화...고객 유치에 집중
케이뱅크가 이달부터 PC인터넷뱅킹을 중단하고 모바일 금융플랫폼을 집중 강화하는 전략에 나섰다.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고객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고 있고 기존 PC 뱅킹은 이용 고객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측은 “모바일 뱅킹 위주로 이용자가 늘고 있어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앞으로 모바일 뱅킹 환경에 집중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 등 타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금융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실물 자산이 없어 금융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수로 그 사업성이 평가된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약 2000만명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800만, 5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고객 수에서 2위인 케이뱅크가 월간활성이용자(MAU) 부문에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에 크게 밀린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1월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토스뱅크가 약 1500만명, 카카오뱅크가 약 1340만명으로 나타난 반면, 케이뱅크는 약 260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케이뱅크가 다른 인터넷은행과 견줄만한 모바일 금융플랫폼 완성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상장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메뉴 탭, 화면 구성 등 시각적인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능성, 안정성도 고객 편의성을 중심으로 계속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