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늘린 대신증권, 건전성 괜찮을까…“무리 없는 규모”
지난해 당기순익 80% 하락 NCR 1년 만에 100%p 내려 반면 배당성향 45%p 증가
배당성향을 높인 대신증권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회사는 지난달 당기순이익이 80% 하락한 반면 배당성향을 45%p 키웠다. 회사 측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문제는 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작년 한 해 큰 폭 하락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순자본비율(NCR)은 1년 사이 약 100%p 내린 340%로 집계됐다. 위험부담 대비 자본완충 능력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이를 두고 회사 관계자는 “법정 배당가능금액 안에서 이뤄진 것으로 건전성에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며 “재무건전성 관리에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6일 이사회를 열고 25년 연속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보통주, 우선주 1주당 각 1200원, 1250원이다. 시가배당률은 8.15%, 9.19%로 전년 대비 1.45%p, 1.11%p 상승했다.
결산배당금 총액은 801억원으로 작년 대비 15.1%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78%(-4841억원) 하락하면서 배당성향은 60% 증가했다. 전년 대비 45%p 불어난 규모다.
문제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으로 위험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익 대비 무리한 배당으로 자본 완충력이 뒷걸음질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회사의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340.3%로 전년 대비 99.4%p 하락했다. 같은 기간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다. 당국 규제치 100%를 넘으나, 권고치 500%를 밑도는 수치다.
영업용순자본(-6.1%)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총위험액이 커진 영향이다. 회사의 총위험액은 5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685억원) 증가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부동산PF 투자를 늘린 탓이다.
지난 2021년 회사의 채무보증 잔액은 1조203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두 배(93.7%) 늘어났다. 이후 보증잔액은 지난해 3분기 1조4162억원 정점을 찍었다. 이를 따라 NCR도 ▲2020년 483.1% ▲2021년 439.7% ▲2022년 340.3% 등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다만 중소형사와 달리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대부분이 선순위, 임대자산 등에 몰려있는 만큼 질적 위험 부담은 적은 편이다. 회사의 부실채권 자산(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채권) 규모도 작년 말 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하락했다.
또 영업용순자본 산출 시 종속, 관계기업 투자지분이 차감된 만큼 실질적인 자본완충력은 현 수치보다 더 양호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노재웅 실장은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 등의 자본 적정성 지표 산출 시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투자의 상당 부분이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자회사 가치 등을 고려한 실질 자본완충력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작년과 달리 실적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점도 긍정적 요인 중 하나다. 7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4350% 증가한 49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익 대비 큰 배당 지급으로 자기자본 확충속도는 더딜 전망이다. 회사는 작년 당기순이익 864억원을 거뒀지만 2021년 지급한 배당총액(939억원)이 이를 뛰어넘으며 전체 이익잉여금이 소폭(-0.77%) 하락했다.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232억원) 오르는 데 그쳤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저하되기 전까지 늘린 부동산PF 건이 총위험액에 반영되면서 NCR이 하락했다”며 “대신에프앤아이 등 자회사 가치를 고려할 경우 실질적인 자본 완충력은 넉넉한 편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