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국내 상륙 속도...美사법리스크는 변수
바이낸스, 고팍스 통해 韓 진출 노려 CFTC, 바이낸스 상대로 소송 제기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격전지로 불리는 우리나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까?
바이낸스는 고팍스를 인수하며 우리나라 진출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지만 미국에서 사법리스크에 노출된 점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한다면 거래소 경쟁 구도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면서도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적 분쟁이 심화된다면 우리나라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바이낸스는 우리나라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고팍스를 점찍었다. 바이낸스 홀딩스가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지난 2월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태 대표가 고팍스 새 대표이사로, 사내 이사로 바이낸스 출신의 스티브 영 김 이사와 지유자오 이사가 각각 선임됐다.
이에 고팍스는 대표 변경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서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고팍스의 변경신고 접수일로부터 45일째 되는 오는 19일까지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바이낸스는 국내 법조인들과 학술 포럼을 개최하며 인수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블록체인법학회와 함께 오는 28일 '제1회 디지털 혁명 학술 포럼'을 공동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포럼에서 바이낸스가 우리나라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럼을 통해 가상자산 업계의 전문가들을 포섭함으로써 금융당국을 설득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CFTC는 바이낸스의 불법 이득에 대한 추징과 함께 민사상 벌금, 영구적인 거래 및 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소송 과정이 바이낸스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우리나라 진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바이낸스를 대상으로 규제를 가할 수 있고 우리나라 고객들 사이에서도 신뢰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팍스의 사업 변경이 이뤄지면서 실명계좌를 내준 전북은행이 위험성 평가를 실시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변수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최근 가상자산의 리스크를 우려해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북은행이 바이낸스와의 협업을 거절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여러 국가에서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점을 분명히 금융당국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진출에 실패한다면 바이낸스와 고팍스 모두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