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홍라희·이부진·이서진 삼성家, 4월말 상속세 2조원 납부 재원 마련···"대규모 주식담보대출"
- 홍라희 등 세 모녀, 최근 수천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받아 - 이재용, 배당금으로 상속세 납부...5년간 6회 연부연납 - 2021년 연부연납 10년으로 늘었지만 삼성 일가 혜택 못받아 ..."법 개정 이전 상속 개시된 경우 적용되지 않아 형평성 저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외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세 모녀는 4월 말 상속세 납부를 앞두고 주식담보대출로 수천억원을 마련했다.
이재용 회장은 그간 배당금과 신용대출로 상속세를 납부해왔고, 홍라희 전 관장 등 세 모녀는 주식담보대출로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이들 오너 가족의 상속세는 12조원에 달하며 매년 2조원 정도의 현금이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오너 일가는 총 상속세 12조원 중 2조원을 지난 2021년 납부했고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남은 10조 원을 5년간 분할해 납부해야 한다"며 "올해도 4월 말 3회차 상속세 납부를 위해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24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홍라희 전 관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전자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4.8% 이자율로 각각 2200억원, 19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부진 사장은 앞서 지난 14일 삼성전자 보유 주식을 담보로 현대차증권에서 1500억원과 교보증권에서 7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자율은 5.5%라고 한다.
세 모녀의 누적 대출 규모는 홍라희 전 관장 1조700억원, 이부진 사장 9700억원, 이서현 이사장 6824억원 등으로 예상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4.1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9%, 삼성SDS 0.01% 등 약 26조원 규모의 주식을 남기고 지난 2020년 10월 별세했다.
이재용 회장과 세 모녀는 대체로 법정 상속비율 대로 주식을 상속받았다.
삼성 오너 일가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약 12조원에 이른다. 상속세는 홍라희 전 관장 3조1000억원, 이재용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이사장 2조4000억원 규모다.
이재용 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는 지난 2021년 4월 보유 주식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공탁하고 5년간 6회에 나눠 연부연납으로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일부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반면 이재용 회장은 주식담보대출이나 보유 주식 매각 없이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회장으로서 경영권 강화 등 삼성의 지배구조 유지 때문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상속세 납부 차원에서 2021년 9월 30일자로 의결권 있는 삼성전자 주식 583만5463주(0.1%)와 삼성물산, 삼성SDS 주식을 납세담보로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한 바 있다. 하지만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나 주식 매각은 1건도 없다.
이재용 회장은 앞으로 2026년까지 매년 50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재용 회장은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 고수하고 있어 별도의 연봉은 받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으로부터 주식 배당금과 일부 신용대출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배당금으로 2021년 3634억원, 2022년 3048억원을 수령했다. 다만 배당금 중 49.5%를 종합소득세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훨씬 적다.
한편, 지난 2021년 세법 개정을 통해 상속세 연부연납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지만 이재용 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법 개정 이전 상속 개시된 경우는 적용되지 않아 납세자 간 과세 형평성이 저해된다"며 "확대된 상속세 연부연납 기한 소급 적용을 통해 기업 승계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