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피난처 찾아라"...서학개미, 주식 팔고 '이것' 담았다
"미국 주식은 더이상 안전한 투자처 아닐 것" 부채 한도 올리지 않으면 디폴트 가능성 높아
미국의 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면서 우리나라 투자자들 가운데서도 대체 투자처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디폴트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미국 주식은 더이상 안전한 투자처가 아닐 것"이라면서 "부채한도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대체 투자처를 찾아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6일(현지시간) 재회동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부채 한도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협상 탓에 아시아·태평양 순방 일정에서 파푸아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아 방문을 취소하고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만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디폴트에 대해 "경제와 금융에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부채 한도를 둘러싼 대치가 이미 금융시장과 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디폴트 위기에 빠질 경우 증시 폭락 등이 예상되면서 안전자상 쏠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체 투자처로 금이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 투자의 가장 큰 배경은 금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아직 대다수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이후 온스당 2000달러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보다 0.07% 오른 8만646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가격인 7만4360원 대비 16.3% 오른 것이다. 국내 12개 금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 역시 16.26%로 집계됐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금 가격은 3년 만에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다시 기술적인 저항이 없는 영역에 진입했다”며 “단기적으로 사상 최고 명목 금가격을 둘러싼 고가 부담이 제기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물가를 조정한 실질 금 가격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역시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대한 선호도는 달러, 엔, 스위스 프랑보다 높았다. 투자자들이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주요국 통화보다 비트코인을 더욱 안전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비트코인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각종 사법리스크에 휘말려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금과 달리 비트코인의 경우 각종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디폴트 사태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투자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편 디폴트 사태가 올 경우 지난 2011년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가 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디폴트 위기의 파장이 최악의 위기 상황을 보였던 2011년보다 더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