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열심히 일하고 재충전하자"...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 재충전 시간 가진 뒤 하반기 사업 구상에 나설 전망 - 4대 그룹 총수, 휴가에 대한 인식과 철학 똑같아 ...이재용, 어머니 홍라희 여사 등 가족과 보내기도 - 최태원, 11월 엑스포 개최지 선정 앞두고 바쁜 일정 - 정의선·구광모, 8월초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 보낼 듯

2023-07-11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가족과 함께 재충전하는 시간으로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총수는 휴가에 대해 "일할 때는 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확실히 재충전하자"는 공통된 인식과 철학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경영 위기 속에서 하반기 경영 구상은 물론 오는 11월 투표 예정인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등을 앞두고 있어 4대 그룹 총수는 여름휴가 이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4대 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평소 호형호제(呼兄呼弟)할 만큼 친근한 사이여서 그런 지 휴가에 대한 철학도 비슷하다"며 "이들은 임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한 만큼 휴가는 가급적 가족과 함께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도록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여름휴가를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가족과 함께하거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며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여름휴가는 작년 10월 회장직에 오른 후 첫번째라는 점에서 뜻깊다. 

이재용 "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가족·지인과 편안하게 쉬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MZ세대 청년 직원들과 만나 "평생 처음 어머니랑 단 둘이 5박 6일간 여름 휴가를 보냈다"며 "하루는 '방콕' 하고, 어머니 추천으로 드라마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간담회 마무리 무렵에는 "앞으로 매년 가족과 휴가를 보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회장은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경영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4월 삼성증권 직원들과 만났을 때 "열정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가족·지인과 편안하게 쉬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은 7월 24일부터 8월 4일까지 법원 휴정 기간을 이용해 해외 사업장 방문이나 해외 기업인들과의 교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이재용 회장은 명절과 휴가 시즌에 해외 사업장을 방문한 바 있기 때문.

다만 오는 11∼1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리는 글로벌 재계 인사들의 사교 모임 '선밸리 콘퍼런스'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최태원, 유럽 등 잇단 출장...부산엑스포 유치 지지 호소 '목발 투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어 별도 여름휴가 없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1월 말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있어 최태원 회장의 국내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태원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이후 다시 유럽 출장에 나서 여러 국가를 돌며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아킬레스건을 부상당했지만 '목발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또 오는 7월 12∼15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제주포럼'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 위기 속 하반기 경영 전략 구상에 나설 계획이다.

정의선, 최근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방문...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구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및 기아 생산공장 휴가기간인 8월 초 자택에 머물면서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매년 이 기간 중에 주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해왔다.

하반기에 현대차는 첫번째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 그리고 기아는 중국 전략모델이자 전용 전기차 EV5 등 주요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유럽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최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판매 및 생산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현대차의 '2023 전세계 대리점 대회'에 참석해 의견을 경청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7일 아일랜드 킬데어주 레익슬립에 위치한 인텔 캠퍼스를 방문했다. 그는 인텔의 글로벌 사업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앤 마리 홈즈(Ann-Marie Holmes)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의 안내로 팹24(Fab24)의 '14나노 핀펫(14FF)' 공정을 둘러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각국의 주도권 경쟁 속에 요동치고 있는 글로벌 주요 시장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을 파악했다"며 "향후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상시적으로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구광모 "휴식해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유럽 출장 후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LG 주요 계열사는 8월초 여름휴가 시즌이다.

우선 구광모 회장은 오는 13~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방문에 동행할 예정이다. 경제사절단 참여는 4대 그룹 총수 중 구광모 회장이 유일하다. 폴란드는 LG그룹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 

폴란드는 LG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가전 등 주요 사업의 유럽 공략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를 비롯,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8개 법인이 폴란드에 진출해 있다. 그 중 5개 계열사는 현지 공장을 보유한 생산법인이다. 

구광모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휴식해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며 "바쁘더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휴가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7월 18일로 열리는 VCM(사장단회의)을 마친 뒤 여름휴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과 함께 폴란드 방문 후 가족과 휴가를 보낼 전망이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인상 6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 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300인 이상 기업은 '5일 이상'이 57.4%, 300인 미만 기업은 '3일'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높았다.

이들 기업 중 77.3%는 '8월 초'에 휴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7월 하순'은 19.1%, '8월 중순'은 3.4%였다. 휴가비를 지급한다는 기업은 58.4%로 전년(57.7%)과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