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엑스포] 최태원 "발목 부상은 행운의 상징, 동정 표 얻어"···제주포럼서 '엑스포 중요성' 설파

-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최태원 회장 개회사 ..."미국과 중국의 디펜드(의존)였던 것을 분산" - 추경호 경제부총리 기조강연 "하반기 경제개선"

2023-07-13     박근우 기자

'break a leg : 행운을 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자신의 발목 부상을 '행운을 빈다'는 의미의 긍정적 징조로 해석하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포럼이 부산엑스포 홍보의 장이 된 셈이다.

그는 "엑스포와 기업인들은 숙명적인 운명의 결합"이라며 "7년간의 엑스포 준비와 개최는 전 세계 시장이 어떻게 생겼고 각 나라들이 한국과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역설했다.

최태원 회장은 12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자신의 목발을 들어 올려 보이며 "여기에 광고판도 하나 붙어 있다"며 "부산엑스포 선전로고"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운동하다가 아킬레스건을 다쳐서 목발을 하고 다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불쌍해 하더라"며 "덕분에 동정을 얻어서 엑스포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태원 "외국에서는 'break a leg'에 대해 'wish for lucky', 즉 행운을 빈다라는 숨은 의미가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대통령님 모시고 여러 기업인들과 해외출장을 다녔는데 정상분들과 글로벌 기업인들과 제가 엑스포 로고를 붙인 목발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면서 "이걸 들고 다니면 사진을 찍은 것과 더불어서, 찍은 분들이 부산엑스포를 지지해 주시는 것 같았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다리를 다쳤을 때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로 해석하는 서양식 풍습을 거론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부러진 다리' 생각하면 흥부전에서 나온 '제비다리 부러뜨려놓고 다리를 다시 붙여줘서 박씨를 물고 온다'라는 말이 있는데 외국에서는 'break a leg', 다리가 부러졌다라는 것에 'wish for lucky', 즉 행운을 빈다라는 숨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돌아다니면서 엑스포 유치를 홍보할 때 많이 써먹었다"면서 "'break a leg' 하면 박수치고 좋아했는데, 여러분들에게 행운을 나누어드릴 수 있기 때문에 '부러진 다리'도 괜찮지 않냐 생각하고 열심히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시장 현황과 함께 부산엑스포 유치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최태원 회장은 "옛날에는 전세계에는 하나의 시장이었으니까 내가 물건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으면 값싸고 물건만 좋으면 다 사는 식으로, 수출주도형이 하나의 행운이었고 우리가 먹고 살았던 속칭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면서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쪼개지기 시작하고, EU도 쪼개지고, 너도 나도 다 쪼개지는, 그래서 속칭 보호무역주의들이 많이 나오게 되고 거기에서는 정치적인 논리와 안보적인 논리까지 들어와서 똑같이 만들면 팔리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시장이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가 됐다. 특히 중국시장이 상당히 우리에게 넘버원 시장이었는데 많이 내려가다 보니까 거기를 대체할 시장들이 많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좋고 경제를 위해서도 더더욱 필요한 것"

최태원

최태원 회장은 "결국 우리가 상대하지 않았던 곳을 상대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고, 품을 팔아서 조그마한 시장도 가야 하는,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면서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운명"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엑스포가 전 세계를 상대함으로써 우리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면서 "7년 동안 준비를 하고 2030년에 우리가 엑스포를 열면서 모든 나라의 시장이 어떻게 생겼고 우리나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그 다음 세대들은 상시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치르며 선진국이 된 과정을 거론한 후 "똑같은 효과가 온다"며 "그래서 엑스포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엑스포를 유치한다는 것은 우리가 전 세계의 시장과 인연을 맺고 그 시장 안에서도 대한민국이 위치해 설 수 있는 것이 된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디펜드(의존)였던 것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게 경제안보의 중요한 또 하나의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태원 회장은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좋고 경제를 위해서도 더더욱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기업인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최태원 회장은 "포럼을 멍때리며 즐기시기 바란다"며 개회사를 마쳤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곳곳에 불확실성이 상존했지만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는 개선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12일부터 15일까지 3박4일간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진행된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 전국 상의 회장단과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손재선 DI동일 대표, 이찬의 삼천리 대표, 이상수 STX엔진 대표, 백진기 한독 대표,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박세종 상신브레이크 대표, 김일환 금복주 대표, 윤홍식 대성에너지 대표 등 기업인 550여명이 참석했다.

13일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환경정책 방향을 소개한다. 이광형 KAIST 총장과 김성훈 홍콩과기대 교수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 우리 사회 전반에 끼칠 영향과 기업이 준비해야 할 과제에 대한 혜안을 들려준다.

14일 경영 토크쇼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AI 반도체 전문가인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기업문화 전문가인 김영훈 대학내일 대표 등이 기업의 미래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대한상의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와 제주상공회의소가 함께하는 '해양환경 정화' 행사도 진행된다. 

15일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법무행정과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K패션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김창수 F&F 회장이 경영 스토리를 들려준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해외유학 장학생' 행사 자리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도 우리가 가난했던 시절 국제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함"이라며 "부산엑스포를 각 나라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 만들어 세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부산엑스포를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음수사원(飮水思源·우물 물을 먹을 때 이 물을 만든 사람을 생각한다)'이란 사자성어를 들어 설명했다. '음수사원'은 백범 김구 선생의 좌우명으로도 유명하다. 

최태원 회장은 "여러분이 주변 사람과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잊지 않고,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으로서 '목발 투혼'을 발휘하는 이유에 대해 '음수사원'과 연결해 설명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