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엠씨스퀘어 아냐?”…LG전자의 스트레스 솔루션 ‘브리즈’, 정말 다를까?

LG전자, “브리즈가 바이노럴 비트(뇌파동조)를 사용해 상황에 맞는 뇌파 조절 유도할 수 있다” “바이노럴 비트가 평범한 소리에 비해 뇌파에 더 영향을 주진 않는다”는 반박도 있어

2023-07-15     우연주 기자
[사진=LG전자]

LG전자가 스트레스와 불면에 도움 줄 수 있는 ‘브리즈(brid.zzz)’를 출시한 가운데 브리즈의 원리인 ‘바이노럴 비트’의 효과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LG전자의 브리즈가 가진 기술은 혁신적인 반면 브리즈가 들려주는 ‘바이노럴 비트’가 사람의 청각 시스템에 주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해 그 신빙성에 의문이 생긴다.

클리포드 세길(Clifford Segil) 프로비던스 세인트 존 헬스 센터(Providence Saint John’s Health Center) 박사는 최근 의학·건강 전문지인 헬스라인(Healthline)에서 “바이노럴 비트의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리는 뇌간, 시상을 거쳐 청각피질에 도달한다”며 “바이노럴 비트가 화이트 노이즈나 잔잔한 음악보다 이 경로를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자료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다른 학술논문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제뇌음악소리연구소(BRAMS)의 ‘바이노럴 비트와 청각 경로’ 논문을 쓴 헥터 오르즈코 페레즈 연구원은 “어떤 종류의 자극에든 뇌파는 변할 수 있다”며 “오히려 평범한 소리가 바이노럴 비트보다 뇌파를 더 잘 움직였다”고 논문에 쓴 바 있다.

[사진=LG전자]

한편 바이노럴 비트가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스페인 국립 원격 교육 대학교(UNED) 행동과학부의 미구엘 가르시아-아기베이(Miguel Garcia-Argibay) 박사는 ‘바이노럴 비트의 효과’ 논문에서 “바이노럴 비트가 사고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많아지고 있다”고 썼다.

독일 행동뇌과학기관의 베라 아벨른 교수도 “어린 축구선수들을 대상으로 바이노럴 비트를 들려준 결과 수면과 활동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LG전자가 공개한 임상실험 자료도 비슷하다. 고려대학교와 분당서울대병원이 한 시험에서 브리즈를 사용했더니 시험 참가자들이 심전도, 수면 지표 등에서 대다수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노럴 비트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는 참가자들의 최종 결과물에 관한 것이지 소리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엠씨스퀘어와는 다르다”며 “브리즈는 뇌파를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뇌파 측정 장치는 복잡하고, 여러 개를 붙일 수록 정확도가 올라갔다”며 “브리즈는 귀에 꽂는 것만으로도 뇌파를 측정할 수 있고, 자신의 뇌파를 바로 스마트폰의 어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브리즈는 귀에 닿는 부분이 금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90년대부터 뇌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고, 그 노하우들이 특허로 등록되어 있다”며 “전류를 왜곡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금을 선택했고, 내부적으로 실험을 해 보니 수 십개의 기존 뇌파 측정 장치를 붙이는 것에 비해 정확도가 흠잡을 데 없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브리즈는 LG전자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나 솔루션 경험을 전하는 마케팅플랫폼 ‘LG Labs’의첫 제품이다. 브리즈는 LG전자 온라인브랜드샵에서 판매된다. 가격은 출하가 기준 44만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