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중근·박찬구·최지성·장충기 등 경제인, '광복절 특사' 기대감↑...취업제한 풀리면 경영 전면 나서나

-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5년간 취업제한...최근 기부 릴레이 '관심'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 지난 5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 최지성·장충기 전 삼성 경영진, 취업제한 풀려도 복귀 가능성 낮아

2023-07-31     박근우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등 경제인들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특사) 대상자에 포함될 전망이 나온다. 

과거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을 이끌었던 최지성 전 실장(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차장(전 사장) 등도 광복절 사면 관련 검토 대상자로 관측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 경제단체들이 재계 인사들에 대한 사면 및 복권을 요청한 가운데 대통령실을 비롯 여권에서 경제인 사면에 긍정적인 분위기"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 '재계 프렌들리'를 통한 위기 극복에 나선 셈"이라고 전했다.
 
3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8월 초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경제인 등 사면 대상자 선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무자 검토 작업이 끝난 상태에서 법무부 심사 절차에 들어간 것. 

사면은 법무부가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쳐 명단을 확정해 대통령실에 보고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도 고용 및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재계 인사들에 대한 사면 복권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인 중 특사 대상자로는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전 실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전 차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이다.

앞서 작년 광복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 4명이 사면 및 복권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 회복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특사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중근 창업주, 박찬구 명예회장 등은 작년 광복절은 물론 성탄절 특사, 신년 특사 등에서도 제외됐다. 이들은 수감 상태도 아니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취업제한만 받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특사 대상자로 부담이 적다.  
 
이중근 창업주는 형기가 지난해 3월 만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을 받고 있다. 앞서 횡령 등의 혐의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바 있다. 부영그룹은 전국에 30만 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해왔는데 이 중 23만 가구가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임대 아파트다.

일각에서는 이중근 창업주는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기부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부영그룹은 최근 집중호우 수해 복구에 3억원을 기부했다. 이중근 창업주는 사재를 털어 고향인 전남 순천 운평리 6개 마을 주민 280여명에게 1인당 최대 1억원까지 개인 통장으로 입금했다. 또 초중고교 동창생들, 공군 하늘사랑 장학재단, 국가보훈부 6.25 참전 유공자 대상 '제복의 영웅들' 사업 등에 기부를 이어갔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특사와 무관한 기부활동"이라며 "부영그룹은 그간 꾸준히 기부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중근 창업주와 부영그룹은 천안함 피격 관련 유족 지원 성금, 세월호 피해지원 국민모금 성금 등 사회에 기부한 금액만 1조1000억원이 넘는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5월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앞서 2018년 11월 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오는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돼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해 전기차·바이오·친환경소재 등 핵심 사업에 5년간 6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19년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2021년 만기 출소했다. 현재 취업제한을 받고 있다. 현재 간암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다만 이호진 전 회장이 일으킨 사건 사고에 대해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인 편이다. 

태광그룹은 향후 10년간 석유·섬유·금융사업 부문에 12조원을 투자하고 약 7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당시 뇌물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3월 가석방됐다. 특사로 취업제한 풀리더라도 현직에서 물러난 지 오래돼 복귀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은 병원 등에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형기를 마친 후 2020년 9월 출소했다. 

홍완선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고 올해 1월 가석방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부영 회장, 박찬구 회장 등 재계 인사는 오랜 기간 특사 이야기가 오르내린 만큼 이번에는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서 "만약 사면복권이 된다면 취업 제한에 풀리기 때문에 경영 전면에 나서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