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소재 구분하는 삼성 청소기, 알아서 파워모드 켜는 LG 냉장고…'AI가전' 이름값 하나?
“기계가 각 가정에 도착해서 정보를 입력하고 작동한다면 AI 맞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AI 기준 없어…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받은 ‘AI+’ 인증도 강남구에 위치한 법인으로부터 받은 것
새로 출시되는 가전 제품은 AI 기능이 없는 경우가 드물다. 단순한 ‘프로그램’과 ‘인공지능(AI)’의 차이는 무엇인지, 국내 AI 인증은 공신력 있는 것인지 알아봤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AI는 사람의 지능을 ‘흉내’내는 기능으로 보는 것이 맞다.
심태용 세종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본지에 “AI는 사람의 지능을 흉내내서 마치 지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라며 “가전 제품이 반복 학습을 통해 올바른 결과를 도출한다면 AI 기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AI와 단순 프로그램의 차이는 기계가 ‘학습’을 할 수 있는지 여부인 것으로 보인다. 심 교수는 “수 많은 가정의 사례를 모두 미리 입력해 둔 뒤에야 기계가 상황에 맞게 작동한다면 ‘프로그램’이지만, 로봇청소기가 집에 도착해 작동하면서 주변을 조사하고, 그 정보를 활용해 작동한다면 ‘AI’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편리한 신기술이지만 AI로 분류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임형석 전남대학교 인공지능학부 교수는 본지에 “’홈오토메이션(가정 내 가전제품 원격 제어)’처럼 우리에겐 유용하지만 AI와는 분류가 다른 기능도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BESPOKE 제트 AI 청소기’가 “마루, 카펫, 매트 등 바닥 환경을 인식해 최적의 청소모드를 설정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미리 수 만 개 가정의 도면과 바닥 소재를 미리 입력해둔 것이 아니라, 청소기가 현장에 도착한 뒤 바닥 소재를 구분하고 청소모드를 변경한 것이라면 AI 기능이 맞다고 볼 수 있다.
LG전자의 ‘SIGNATURE 냉장고’는 “사용자의 패턴을 기억해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는 시간대를 예측 후 컴프레서가 알아서 파워모드로 작동된다”고 한다. 이 역시 LG전자가 사전에 나의 생활패턴을 조사해 간 적이 없다면, AI라고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많은 제품이 ‘AI’라고 홍보하는 가운데 AI에 대한 국가표준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본지에 “국내에서는 정부 기관이 AI 인증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기술표준원은 어느 사설 기관이 인증 사업을 할 수 있는지 허가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제트봇 청소로봇, 그랑데 세탁기 AI, 무풍에어컨 벽걸이 등과 LG전자의 에어컨, 드럼세탁기, 의류건조기, 로봇청소기 등은 한국표준협회의 ‘AI+’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을 해 준 한국표준협회는 강남구에 위치한 제조업, 부동산업, 서비스업을 업태로 신고한 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