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 대표 품 떠난 핀테크 기업... 경영악화에 '두 손' 들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디셈버앤컴퍼니' 지분 정리 AI 기술과 금융 접목했지만... 경영 악화 감당 못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최대 주주로 있었던 ‘디셈버앤컴퍼니’가 새로운 품에 안긴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디셈버앤컴퍼니’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포레스트파트너스’에 매각될 예정이다. 이미 유상 증자 등의 매각 논의는 마무리 됐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에 있음이 밝혀졌다. 포레스트파트너스 측은 디셈버앤컴퍼니의 기술력, 노하우, 성장 가능성등을 높이 평가해 해당 매각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은 아니다. 작년 7월에는 김 대표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최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던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가 당시 본인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인수가에 대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당시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2013년 설립된 ‘디셈버앤컴퍼니’ 김택진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였다. 이후 2020년에는 KB 증권, 비씨카드를 비롯한 엔씨소프트의 투자를 받아 ‘프레퍼스(PREFACE)’와 ‘아이작(ISAAC)’을 자체 개발했다. ‘프레퍼스’는 AI 간편투자 서비스를 위해 고객별, 계좌별 플랫폼과 투자 데이터를 제공하는 디셈버앤컴퍼니의 운용 플랫폼이다.
‘아이작’은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들에게 투자 데이터를 제공하는 엔진이다. 디셈버앤컴퍼니는 해당 엔진을 활용, ‘핀트’라는 ‘로보어드바이저’ 어플을 운용중이다.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자산 운용 정보 제공 프로그램이다. ‘핀트’는 올해 2월 10일 기준 누적 이용자 수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나름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다만 B2C 거래에만 치중한 회사 운영이 디셈버앤컴퍼니의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해당 회사는 지난 3월 말 기준 약 2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미처리결손금은 7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셈버앤컴퍼니를 견인해 온 정인영 대표도 지난 4월 사임했다.
우리나라 게임사 중 가장 앞선 AI 기술을 소유한 엔씨소프트가 디셈버앤컴퍼니의 협업을 통해 핀테크 업계의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디셈버앤컴퍼니의 경영 악화로 인해 김 대표가 해당 회사에 손을 뗐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해당 매각이 엔씨소프트에 끼치는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며 “다만 ‘디셈버앤컴퍼니’가 회사 가치 극대화를 노리는 사모펀드에 팔렸기 때문에 ‘디셈버앤컴퍼니’의 건전성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