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내부통제 실효성 점검한다"...말뿐인 은행 '내부통제' 바뀔까

2023-08-08     나희재 기자

경남은행에서 최근 562억원에 달하는 횡령사고가 발생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철저하고 엄중하게 대응토록 지시했다. 이번 횡령사고의 경우, 7년 가까이 횡령을 감지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금융당국의 강력한 문책이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횡령사고를 계기로 정부에서 추진중인 '책무구조도'를 골자로한 내부통제 제도개선안 시행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몇몇 시중은행의 경우 자체적으로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경남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건이 벌어지는 등 내부통제 미비와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부통제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횡령사고에 대해 금감원은 사고자가 약 15년간 동일 업무를 담당하면서 발생한 사고로 인지하고 은행의 특정 부서 장기근무자에 대한 순환인사 원칙 배제, 고위험업무에 대한 직무 미분리 등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원장은 8일 주재한 임원회의에서 "최근 임직원 횡령 등 금융회사 직원의 일탈행위로 인한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사고 예방을 위해 은행권과 함께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잘 정착돼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원인 및 금융회사 내부통제 실태를 철저히 분석·점검해 미흡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보완·지도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자체점검 내역 중 ’중요 사항‘에 대해서는 금감원 차원에서도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내부통제혁신방안은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개선, 명령휴가ㆍ직무분리 제도 개선 등 총 4개부문 29개 과제로 구성됐으며, ‘22.11월 확정안 발표 후 은행 내규 반영(’23.4.1일), 전산시스템 구축(‘23.7.1일) 등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아울러 이 원장은 "금융회사도 신뢰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나갈 수 없다는 점을 각별히 유념하고 경영진이 적극 나서서 준법경영 문화를 확고히 정착시키는 데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원장은 테마주와 관련한 주식시장 급등락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빚투’)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