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말하는 에어컨 ‘요금 폭탄’ 주의법 3단계

인버터형이라면 계속 켜 놓는 것이 유리 습기 제거에는 제습 모드 써야 절약 가능 ‘한전On’ 등 어플 활용해 사용량 체크

2023-08-14     우연주 기자

에어컨을 ‘적당히’ 틀었다고 느끼던 A씨는 검침원의 전화를 받고 적잖게 놀랐다. “이번 달 전기요금 7만7000원이에요.”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에어컨 사용 방법을 알아봤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에어컨 전기 요금을 아끼려면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정속형인지 인버터형인지, 온도를 낮출 것인지 습도를 낮출 것인지, 현재 전력소비량은 어느 정도인지 등이다.

인버터형이라면 함부로 끄고 켜지 마세요

에어컨

에어컨 설치 및 수리업에 종사하는 A씨는 “‘인버터형 에어컨은 모터가 돌아가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며 “인버터형이라면 껐다 켜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전기 요금 절약에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터는 처음 정지 마찰력을 이기기 위해 전력 소비량이 많다. A씨는 “꺼진 상태에서 처음 켜질 때 전력 소모량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인버터 에어컨이라면, 낮은 속도로 모터가 계속 도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예 껐다가 켜는 것보다 전기 소모량이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속형은 꺼지거나 켜지거나 둘 중 한 가지만 가능하다. 어차피 제품이 알아서 껐다 켜지기 때문에, 사람이 추가로 껐다 켠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A씨는 “어차피 정지와 가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인버터형처럼 ‘자주 끄고 켜지 마세요’라고 조언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 에어컨이 인버터형인지 정속형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뭘까? A씨는 본지에 “2010년을 전후로 정속형과 인버터형이 나뉜다”며 “최근 구입한 상품이라면 인버터형일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제일 정확한 방법은 에어컨 실내기 겉면에 부착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한국산업표준화법에 의한 표시’, ‘전기용품 안전관리법에 의한 표시’ 등 제목은 각기 다르지만, 모든 에어컨에는 에어컨의 ‘능력’을 표시하게 돼 있다.

만약 정격능력 혹은 냉방능력 항목에 숫자가 하나만 표시돼 있다면 정속형이다. 반면 6500W, 4700W, 2400W 등 여러 개의 숫자가 범위로 표시돼 있다면 인버터형이다.

온도를 낮출 것인가, 습도를 낮출 것인가

냉방 모드나 제습 모드나 에어컨 가동 방식의 큰 차이는 없다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에어컨 수리 기사 B씨는 “에어컨의 냉방 기능과 제습 기능은 사실상 같은 기능”이라며 “냉방 모드에서 실내기의 ‘풍량’만 낮추면 제습 모드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에 ‘제습 모드’가 있다면, 습기 제거에는 제습 모드를 쓰는 것이 전기 소비를 줄이는 데에 효과적일 수 있다. 이유는 습기와 열(온도)이 실내에 침투하는 정도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장철익 동명대학교 냉동공조학과 교수는 본지에 “습기는 실내에 추가 유입되는 정도에 한계가 있다”며 “창문을 닫아 놓았다면 습기는 외부에서 많이 유입될 수 없다. 반면 열은 다르다. 창문을 닫아 놓았어도, 복사, 대류, 전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 햇빛이 실내로 침투하면서 실내 온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또한 홈페이지에서 “햇빛이 강하게 비치는 날에는 직사광선으로 인해 내부의 열량이 증가하게 된다. 커튼으로 햇빛을 차단해 주면 내부의 온도가 더욱 빠르게 조절이 되기 때문에 실외기의 가동 시간이 줄어들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습도’를 기준으로 에어컨을 가동시킨다면, ‘온도’를 기준으로 할 때보다 빨리 에어컨이 할 일을 끝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온도’를 기준으로 에어컨을 가동하면, 자꾸 유입되는 외부 열로 인해 에어컨은 계속 가동할 수밖에 없다. 온도가 아니라 습도를 낮추고 싶었다면 불필요한 가동인 셈이다.

삼성전자도 자사의 ‘뉴스룸’ 자료를 통해 “실내 온도는 설정 온도에 맞춰졌지만 실내 습도는 아직 높다면, 풍량은 줄이면서 압축기는 필요 수준으로 작동해 습기를 지속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천했다.

만약 에어컨에 ‘제습 모드’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형 에어컨을 사용하는 소비자 C씨는 “제습 모드를 눌러도 ‘온도’만 에어컨 디스플레이에 표시되고, 온도 기준으로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에어컨의 제습 모드가 온도 기준으로 작동한다면 다른 에어컨의 ‘제습 모드’를 흉내내면 된다”며 “온도는 낮게 설정하되, 풍량을 낮게 맞추면 된다”고 조언했다.

전력량 확인해 에어컨 사용량 조절하기

한국전력공사의

가정용 전기 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된다. 에어컨을 돌린 만큼 전기 요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양’ 이상으로 전기를 쓰면 두 배, 세 배에 달하는 요금을 내는 구조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주택용 전력은 네 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여름 기준으로 처음 300kWh까지는 1kWh당 120원, 다음 150kWh까지는 214.6원이다. 사용량이 450kWh를 초과하면, 1kWh당 307.3원이 되고, 1000kWh이상 소비하는 ‘슈퍼유저’는 1kWh당 736.2원을 내야 한다.

에어컨 사용으로 전기 요금 ‘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누진제 구조에서 첫 번째 구간에 머무를 수 있도록 소비 전력량을 잘 봐야 한다.

최신 에어컨은 스마트폰 ‘어플’이 같이 나오기 때문에, 어플을 통해 매일 사용량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기종에 따라 AI로 전력량에 따라 ‘조언’을 해 주는 에어컨도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한전On’ 어플에서 전력량을 확인할 수도 있다. ‘요금조회’에서 ‘요금상세’를 누르면 ‘당월지침’과 ‘전월지침’이 뜬다. 전월지침에서 당월지침 값을 뺀 것이 이번 달 사용량이고, 이에 따라 전기요금이 책정된다.

한국전력공사의 ‘파워플래너’ 기능도 도움된다. 스마트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면 고객번호를 입력해 실시간 사용량과 누진 구간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어플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귀찮더라도 현관문 밖에 위치한 ‘전기 계량기’를 직접 보고 확인해야 한다. 전월 지침에서 현재 값을 빼서 사용량을 추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