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롯데손보, 작년 우려 컸던 체질 개선...계묘년 보장성 ‘날개’ 달고 ‘승승장구’

지난해 공격적 체질 개선에 판매비↑...순손실 630억원 적자 전환 올 상반기 순익 17배 오른 1130억원...장기보장성 판매 상승효과

2023-08-23     김세연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롯데손해보험의 장기보장성보험 영업 강화 투자가 빛을 발했다. 보장성보험 효과로 지난해 위기를 딛고 계묘년 상반기 순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작년 회사는 급증한 판매비 비용에 적자 전환을 겪은 바 있다. IFRS17(새 회계제도)에 대비해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체질을 개선하고자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급격한 체질 개선에 따른 우려가 나왔지만, 최근 호실적을 보여주면서 체질 개선 성과를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롯데손해보험]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급격한 체질개선...판매비 급증에 적자 전환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은 적자를 기록해 우려를 낳았다. 순손실 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9% 하락한 765억원이다.

이는 판매비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회사는 IFRS17에 대비해 장기보장성보험 영업을 강화하고자 나섰다. 작년 말 사업비 가운데 판매비 지출은 36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8% 늘었다.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채널 다변화를 줬다. 전속조직 규모를 2500여명까지 확대하고 전속설계사를 늘렸으며, GA(법인보험대리점)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IFRS17은 올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로 부채와 자산을 모두 시가 평가하며, 수익성 지표는 수입보험료에서 CSM(보험계약서비스 마진)으로 교체된다. CSM은 미래예상가능이익의 현재가치로 양질의 장기보장성보험을 많이 확보할수록 수익성 지표에 유리하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CSM을 확보하고자 장기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며 비용이 증가했다”라며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FVPL 자산의 일부 손실 인식도 있었다. 이는 일회성 요인일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는 여전히 존재했다. 판매비가 대폭 늘어난 것에 비해 당해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8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소폭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계묘년 체질 개선 성과 증명했다...‘이유 있는 장기보장성보험 판매 강화 투자’

다만 올해 분위기는 달랐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우려보다 체질 개선 성과를 증명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별도 기준 순이익은 1130억원으로 전년 동기(65억원) 보다 약 17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15배 오른 1524억원을 거뒀다.

장기보장성 판매 강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목소리다. 6월 말 기준 회사의 원수보험료는 1조2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277억원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2.9% 올랐다. 원수보험료 내 비중은 84.9%다. 동 기간 보험영업이익은 1029억원으로 특히 2분기 기간에 85억원 규모의 장기보장성보험 신규 월납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총 1099억원 규모의 CSM을 추가로 확보했다. 그 결과 상반기 CSM 규모는 1조9634억원으로 계산됐다. 연초에 비해 9% 올랐다. 롯데손보는 CSM 목표액을 연내 2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 오지민 선임연구원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장기보장성 중심의 성장을 추구해 퇴직 연금을 제외한 원수보험료 내 장기보험 비중은 2019년 72%에서 올해 1분기 83%까지 증가했다”며 “장기보장성보험 확대, 자동차 보험 및 일반 보험 유지 전략으로 장기보장성 비중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장기보장성보험 위주의 확대 전략을 통해 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뿐만 아니라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도 힘썼다. 이달 롯데손보는 디지털 플랫폼 ‘앨리스(ALICE)’를 정식으로 내놨다. 앨리스는 소비자가 생활 밀착형 보험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약을 최소화한 앱으로 보험계약 조회, 보험금 청구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앱에는 16종의 생활밀착형 보험서비스가 판매된다. ‘미니뇌심보험’, ‘캠핑차박보험’ 등이 대표 상품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보험 판매는 물론 기존 영업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고객층으로 자리 잡은 MZ세대를 공략할 계획이다.

앞서 3월 제7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롯데손해보험 이은호 대표는 “2023년 중 영업 채널의 혁신과 신시장 개척을 위해 세상에 없던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사업모델 혁신으로 차별화된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손해보험은 2025년까지 보험업 전 과정에서 완전한 디지털 전환(DT)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 올해 롯데손해보험 외형·내실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하반기 영업지원을 위한 신규 플랫폼을 추가로 출시해 DT를 완성할 계획”이라며 “또한 중장기적 계획에 따른 CSM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내재가치 중심의 경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