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KAI·LIG넥스원·기아·현대로템 등, 폴란드 방산 전시회 참석...대통령실·방사청 등, 지원사격 나서

-엄동환 방사청장, 인류의 보편적 가치 공유하는 폴란드와 방산협력 더욱 공고히 할 것 -홍남표 창원시장, 방산업계의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노력할 것

2023-09-06     최지훈 기자
[사진=MSPO]

한국이 폴란드서 열린 MSPO(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에 주도국 자격으로 참석한 가운데, 국내 방위 산업을 대표하는 한화·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이 참석했고, 기아도 소형전술차량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통령실·국방부·방사청·산업통상자원부·창원시·합참·육·해·공군 등 방위 산업 관련 행정 당국도 폴란드로 날아가 국내 방산업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이번 전시회에는 총 30개 국내 방산업체가 참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기아, 풍산 등 주요 방산 기업은 단독 부스를 마련해 각국의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성공업, 연합정밀, 팔월삼일 등 중소업체도 참가해 중소기업관에 자리를 잡았다. 야외 전시장엔 한국 육상 방산의 대표격인 K-2 전차가 중심에 위치했다.

방위사업청(방사청)에 따르면 주도국이란 개념이 주최국과 거의 동등한 지위에서 전시회에 참여하는 만큼 각 사와 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 등이 철절히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진=한화]

한화그룹을 먼저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통합사 출범·한화오션의 그룹 편입 등 그룹 차원의 굵직한 이슈 이후 처음으로 공동 참가하는 글로벌 행사인 만큼, 한화는 한국관 정중앙에 약 113평 크기의 대규모 통합 전시관을 꾸렸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 잠수함을 정면에 새웠다. 또 폴란드가 최근 중단했던 잠수함 프로젝트, 오르카 사업을 재개하면서 관련 사업에 적극적 홍보도 나서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잠수함과 위성 체계에 대해 설명할 만큼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번 전시회에서 한-폴의 신뢰를 바탕으로 차세대 협력 사업을 기대한다"며 "현재 협의 중인 2차 수출도 빠르게 이뤄져 우리나라 무기체계가 자유 진영 안보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사진=KAI]

KAI는 폴란드 군에 투입될 FA-50GF 경전투기와 KF-21 다목적 전투기 모형을 전시했다. 강구영 KAI 대표는 "이번 MSPO를 계기로 폴란드와 유럽 전역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전략 홍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조금 더 적극적인 홍보를 해서 KF-21의 가치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은 항공 탑재 유도 무기인 KGCB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과 함께 현궁·신궁 등 지상 유도 무기와 드론 분야 방산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폴란드와 주변국을 중심으로 기술을 적극 홍보했다. 

김지찬 LIG넥스원 사장은 "LIG넥스원은 지난 MSPO 2017 참가 후 유럽 방산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정부기관 및 현지 방산업체와 다양한 협력 사업을 모색해 왔다"며 이번 폴란드 전시회를 통해 LIG넥스원이 확보한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K-방산 선도업체로서 LIG넥스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사진=기아]

기아는 유럽 지역 최초로 수소 동력 경전술차량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소형전술차량 4인승 카고 트럭과 박격포 탑재차를 함께 전시했다. 카고 트럭은 기존 카고 트럭의 디자인을 일부 바꿔서 선보였으며, 병력 운송과 무기 운반이 동시에 가능한 적재함을 장착하고 있어 다양한 전력 활용성을 갖춘 특징이 있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수소 ATV 콘셉트카, 소형전술차량 등 탑승자와 환경을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미래형 특수차량을 처음으로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미래 기술을 적용한 특수차량을 개발해 방산 선도 기업의 위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은 K-2전차 완성품 첫 수출 국가인 폴란드에서 열린 전시회인 만큼, K-2전차를 중심으로 K808 차륜형장갑차 실차가 부스에 전시됐다. 성능을 개량한 K808 차륜형장갑차는 원격무장장치를 탑재하고, 대전차 지뢰나 급조폭발물에 대응하기 위한 방호 능력을 강화했다.

폴란드 수출용 성능개량형 모델인 K2PL 라인업도 공개했다. 폴란드형 K-2 전차와 각 목적에 따른 계열화 전차인 구난전차, 개척전차, 교량전차 등 4종의 전차도 전시회 부스에 배치했다. 이외에도 30톤(t)급 신형 NV장갑차와 지난 2021년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에 처음 공개된 디펜스 드론, 지난해 우리 군에 처음 납품된 다목적 무인 차량 등 미래형 지상 무기 체계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주도국으로 참가하는 이번 전시회에서 K-방산의 우수한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발판 삼아 한국과 폴란드 양국의 방산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관 중앙에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체계 개발이 진행 중인 미래형 국방로봇인 무인 수색차량에 지대지 유도탄 천검을 탑재한 무기체계가 최초로 공개됐다.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등 국내 양산을 앞두고 있는 최첨단 로봇 기술도 외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방산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고, 두다 대통령은 MSPO에 주도국으로 K-방산의 우수성에 대해 널리 홍보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환영한 바 있다.

방사청은 "한국 방산업체는 폴란드 측과 지난해 K-2 전차, K9 자주포, FA-50전투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다양한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기존 사업들에 대한 협의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탄약 및 군용차량 등 추가 협력 사업 발굴을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엄동환 방사청장은 "현재 양국이 처한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우리나라의 MSPO 전시회 주도국 참가의 의미가 매우 특별하다"며 "자유, 인권, 평화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폴란드와의 방산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지자체론 유일하게 참가한 홍남표 창원시장은 "우리나라는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런 방산 수출 호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창원시는 이번 순방을 통해 유럽 전초기지를 마련하고 방산업계의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각사 전시에 대해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최병로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 상근부회장은 "K-방산이 획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쟁력 있는 방산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방산협력과 국방 수요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시회 참가 지원 국고보조금 예산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재계에서도 윤 대통령의 폴란드 국빈 방문의 후속 조치로 류진 신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과 전경련이 구성한 폴란드 크리니차 포럼 민관 합동 한국 사절단이 포럼에 참석한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할 예정이며, 류진 전경련 회장이 이끄는 한국 사절단이  MSPO에 참석한 기업들을 비롯해 건설, 원전, 화학, 배터리 등 다방면에 걸쳐 뒤에서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