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反쿠팡’ 연대 늘려나가는데... LG생건은 화해' 분위기?
CJ제일제당, '배민'과 손잡아...업계, "경쟁사들 위주로 反쿠팡 연대 꾸려져" 공정위, LG생건과 쿠팡 최종 변론 고려해 곧 판결 공개 예정 업계, 뷰티업계 뛰어든 쿠팡...LG생건과 납품 재개 가능성 ↑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납품가’를 두고 쿠팡과 오랜 갈등을 이어온 가운데 최근 쿠팡과의 관계에 있어 양측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이 이달부터 일부 품목에 한해 쿠팡 로켓배송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소위 말하는 ‘反쿠팡’ 연대와의 협업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네이버’와 ‘컬리’에 이어 최근 ‘배민’과도 협업을 강화하며 ‘쿠팡’의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중이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유통업계에선 최근 화장품 로켓배송 사업에 뛰어든 ‘쿠팡’이 국내 뷰티업계 강자 ‘LG생건’과 화해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쿠팡은 LG생건뿐 아니라 CJ제일제당 및 여러 중소제조업체들과도 ‘납품가’ 갈등을 겪어왔다. 이에 업계에선 쿠팡의 ‘갑질’ 의혹이 오랜 화제로 머물렀다.
실제로 지난 2019년 5월 LG생건은 쿠팡이 유통사의 지위를 이용해 경쟁 온라인몰 업체의 납품 가격을 인상하도록 강요하고, 이를 거절하자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이 사안을 ‘경영 간섭’으로 판단했다. 이어 쿠팡에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쿠팡은 지난해 2월 이의제기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공정위는 양측의 최종 변론을 고려하는 중이며, 조만간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한편, 업계에선 판결 결과를 떠나 쿠팡과 LG생건이 관계회복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쿠팡이 최근 화장품 로켓배송 사업에 뛰어들면서, LG생활건강의 납품 재개가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3일 <녹색경제신문>에 “쿠팡과 LG생건 양측 모두 거래 재개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쿠팡이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뷰티’에 힘을 주면서 LG생활건강과의 원만한 협의점을 찾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은 납품 재개와 관련돼 변화된 것이 없다면서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LG생활건강과 쿠팡, 양사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과거부터 이어온 통상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확정돼 추진하는 내역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LG생활건강과의 관계보다도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네이버’, ‘신세계’, ‘컬리’ 등 쿠팡의 경쟁사들과의 협업을 곤고히 한데 이어 최근엔 ‘쿠팡이츠’와 경쟁구도에 있는 ‘배달의민족’과 손 잡았다.
실제로 최근 CJ제일제당은 배달의민족 퀵커머스인 ‘비마트’ 내 전용관을 신설했다. 현재는 햇반과 스팸 등 주요 인기제품을 판매하나, 추후 냉장·냉동식품 등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서로 원만한 협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쿠팡’의 대체 판로를 늘려나가고 있는데다 뷰티 사업에 뛰어든 ‘쿠팡’이 최근 같은 그룹사 CJ올리브영에 대립각을 키우면서 양측의 갈등 골은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쿠팡의 경쟁사인 유통 플랫폼 업체들이 CJ제일제당과 손을 잇따라 잡고 있다”며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한 ‘反쿠팡’ 연대가 힘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CJ제일제당에 추후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