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대책 마련 나섰지만 반응은 싸늘...‘과연 구체적인 대책 나올까?’

-카카오모빌리티, 독점 지위 악용한다는 비판받고 대책 마련 -일부 카카오 T 블루 기사들, 수수료 체계 다른데 역차별 용납 못해 -소비자, 독점 비판하기 전에 택시업계 고질적인 문제 고쳐야

2023-11-10     박시하 기자
[사진=카카오T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업구조 개편을 검토하고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본격화한다고 밝힌 가운데 택시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독과점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플랫폼 운영 방식 변경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지역 플랫폼이나 다른 플랫폼 사업자나 이런 분들에게 플랫폼을 개방하거나 연동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면서, “지자체나 다른 기업들, 그리고 택시업계 관계자들과도 논의를 해보고 나서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에서 태운 손님에게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변경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일단 간담회 때는 다 열어놓고 하긴 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가맹 수수료 안에는 단순히 플랫폼을 통한 콜을 드리는 것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관제 시스템, 재무회계 인프라, 하드웨어 인프라, 그리고 법인같은 경우에는 기사 채용도 지원해드리고 있고, 마케팅적인 부분도 제공하는 등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을 통한 콜로 발생한 매출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받는다면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좀 그런 부분도 고려가 돼야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3일 수수료 체계 등 택시 서비스 전반에 대한 논의를 위해 택시기사님들과 간담회를 연다고 밝혔다. 간담회가 열린 배경에는 카카오 택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개 비판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측은 간담회를 통해 택시 업계와의 상생적 협력과 오픈플랫폼 추진 등 사업구조 개편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간담회는 사실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고, 수수료 체계의 문제에 대해서 택시하시는 분들이 많은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대안을 먼제 제시했어야 한다”면서, “수수료 체계를 개편을 좀 해서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조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상 시장에서 참여자들의 어떤 불법 행위, 불공정거래 행위를 제재하는 기관”이라면서, “택시 기사들의 문제제기 또는 대구시의 문제제기가 있다고 하는 것 자체는 지금 현재의 카카오모빌리티의 어떤 독점적인 행위 자체로 인해서 피해자들이 좀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고 독점이라고 하는 불공정 거래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라고 본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간담회를 앞두고 일부 카카오 T 블루 기사들 사이에서는 가맹 택시기사들과 일반 택시기사들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는 것은 블루 기사들에게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카카오 T 블루 기사로 2년째 일했다고 밝힌 A씨는 “다른 법인 택시에서 근무하다가 급여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카카오가 콜이 많다고 해서 넘어왔다”면서, “막상 일해보니 블루콜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콜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 수락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착지를 모르기 때문에 손님을 태우러 가는 거리보다 태우고 난 후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짧은 똥콜도 많이 받아야 하고, 너무 외진 곳이라서 손님을 내려준 후 상당한 거리를 빈 택시로 운행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면서, “콜 골라잡기가 불가능한 상황을 참고 수락률을 높여왔고 높은 수수료도 떼였는데 카카오 일반 택시와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된다면 그건 또 다른 차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택시기사를 처음 카카오 T 블루에서 시작했다고 밝힌 B씨는 “입사 후 한 2주동안 콜이 너무 없어서 여기저기 물어보니까 처음에는 수락건수와 수락률을 모두 높여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면서, “이후 밥 먹는 시간이나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껴가며 일했고 현재는 안정적으로 콜 수도 들어오고 길에서 손님을 태우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손님이 하차하기 전 미리 배차로 숨 쉴 틈도 안주고, 기사는 콜 취소에 대한 패널티가 있지만 승객은 별다른 패널티를 받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고, 수수료도 높은데 길에서 태운 손님에 대한 수수료까지 떼가는 등 카카오모빌리티가 딱히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콜이 다른 곳보다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이라면서, “일반 택시기사와 가맹 택시기사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는 것은 말이 안되고, 카카오 플랫폼을 다른 플랫폼 기사들과 공유하면 콜 수가 줄어들텐데 그러면 카카오 가맹 택시기사들도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게 해 줄 것이냐”면서 불만의 목소를 냈다.

카카오모빌리티, 택시업계, 일반 택시기사, 그리고 가맹 택시기사 등이 여러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카카오택시가 독점할 수 있었던 이유를 택시업계의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시 플랫폼 중 카카오 T를 주로 사용한다고 밝힌  C씨는 "택시가 잘 안잡히는 곳에서 택시를 타야할 때, 외진 곳까지 들어가야 할 때, 이른 새벽에 택시를 타야할 때 주로 카카오 블루택시를 이용한다"면서, "카카오 택시가 생기기 전에는 이럴 때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 였고, 잡아도 목적지를 말하면 교대시간이라거나 식사시간이라고 둘러대며 승차거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택시 도입으로 승차거부가 없어졌고, 편하면서 필요하기 때문에 비싸다고 욕하면서도 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카카오택시가 독점을 해서 불공정한 원칙에도 택시 기사들이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알고 있지만, 이전에 택시업계는 승객들이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