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전력 공급망 민영화 안돼...김성환 의원 "송배전망 민영화, 본말 전도"
-수도권 전력 자급률, 현저히 낮아 -금투업계, 민간사업자 전기 고정가 매입 바꿔야
정부의 첨단 전략기술 강화를 위해 한전의 송배전 민영화에 앞서 공공재인 전력의 안정적이고 재생 가능한 공급이 선행되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서 나왔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생에너지와 그린 수소로 바뀌는 추세에 걸맞는 전력망 체제로 시스템을 바꾸돼 과도기에는 어떤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한전이 적자라는 이유로 송배전망을 민영화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23일 "한전의 송전이나 전력망 탓이 아니라 민간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고정 단가로 사주는 것이 한전 적자 전환의 큰 이유 중 하나"라며 "한전이 민간발전사업자의 전기를 탄력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력업계 관계자들은 수도권은 전력 수요가 많을 뿐더러 송전망이 포화상태지만 수도권의 발전량이 적어 지방에서 전력 대부분을 공급받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라고 말했다.
재작년 기준 지역별 전력 자급률에서 서울은 8.9%로 부산 216.7%, 인천 212.8%에 비해 현저히 낮다.
앞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완공되면 수도권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의 송전망만으론 감당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김성원 의원은 특별법을 통해 한전이 주도해왔던 계통확대를 국가가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전이 적자를 거듭함에 따라 법안이 통과돼도 사업 진행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전력계통 혁신 대책’을 통해 송전망 개발 방식에서 민간사업자의 참여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송전망 건설에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국회 산자위는 지난해 7월에 공개한 송전 시장 개방 관련 보고서에서 “송전 요금이 소비자에 전가돼 전기 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책행동 정책위원은 "산업부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산업부 산하의 전기위원회를 사회적 통제하에 두기 위한 방안이 먼저"라며, "정부의 선의나 정책적 방향성만 갖고 전력산업이 움직이기에는 이해당사자가 너무 많고 이해관계도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세부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이것이 전기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공론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