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리스크 고삐 죄는 KB증권, 랩·신탁 '돌려막기'제재 등 과제 산적

지난해 라임펀드 사태로 곤욕 금융당국 랩·신탁 ‘돌려막기’ 제재에 촉각 조직 개편 등 내부통제 강화 의지 보여

2024-02-06     나희재 기자

지난해 내부통제 리스크로 인해 내홍을 겪은 KB증권이 선제적 조취를 통한 관리·감독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박정림 전 대표가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아 불명예 퇴진한 데 이어 '채권 돌려막기'등으로 논란이 되는 랩어카운트 신탁 운용과 관련해서도 징계가 예고된 상황이다. 

또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종투사별 내부감사 결과'에 따르면 KB증권은 '문책'이상 중징계 조치가 110건에 달해 7개 종투사 중 가장 많은 징계 건수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달 전 대표가 중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연이은 CEO징계는 KB증권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내부통제기준 마련과 관련해 기관경고를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국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KB증권과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조사를 통해 채권형 랩‧신탁에 대한  3자 이익도모, 사후 이익제공, 동일 투자자 계좌간 위법 자전거래 등 업무처리 관련 위법 사항 및 리스크 관리‧내부통제상 다수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제재와 관련해 "CEO(최고경영자) 내지 임원이 의사 결정에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가급적 너무 많은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채권 파트 업무 담당자 중 시장을 흐리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에 대한 엄정한 제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B증권 측도 내부통제와 관련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리스크부 내 고객자산 리스크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랩어카운트·신탁 관련 WM부문은 개편을 통해 리테일사업총괄본부로 흡수하고, 부서장을 교체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또한 지난달 '2024 KB증권 경영전략 워크숍'에서는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2023년 상반기부터 랩 신탁 관련 상품 운용의 안정성 강화를 위해 고객관리, 운용자산 모니터링 관리 등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체계를 대폭 개선했다"면서 "향후 당국의 조치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