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반도체 보조금 자국 기업 먼저...글로벌파운더리스에 2조원인데 삼성은?
미국 파운드리 기업 글로벌파운더리스에 2조원 대규모 계획 발표 11월 대선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 행적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인 글로벌파운더리스에 2조원이 넘는 보조금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반도체 법 발효 이후 3번째 보조금 발표이자, 첫 대규모 지원계획이다. 미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부터 대규모 지원을 나선 가운데 TSMC와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향후 지원 계획과 규모에 대해 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칩과 과학법(반도체 법):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기술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및 첨단기술 생태계 육성에 총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국의 법)
19일(현지 시각) 미 상무부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뉴욕주·버몬트주 신규 설비 투자 및 증설을 위해 15억달러(약 2조 40억원)를 지원하기 위한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종 협약은 실사를 거쳐 확정되며 지원금은 설비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단계별로 투입될 예정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지원을 통해 생산된 반도체는 현재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자동차 및 항공 산업의 반도체 공급망에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도 ‘U.S. Awards $1.5 Billion to Chipmaker GlobalFoundries’(미국 정부가 글로벌파운더리스의 15억 달러 지원 계획을 발표하다)제목의 기사로 이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기사에서 “이번 지원 계획은 삼성・TSMC와 같은 아시안 반도체 기업에 밀리고 있는 미국 반도체 업계의 부흥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으로 해석된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2009년에 설립된 글로벌파운더리스는 파운드리 기업으로 AMD의 생산 부문을 인수하고 확장 투자하며 설립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글로벌파운더리스의 점유율은 2023년 3분기 기준 1위인 TSMC(59%) 2위 삼성전자(13%)에 이은 3위다.
지난 8월 미 상무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170여개에 달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위해 460개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군 전투기용 반도체를 만드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를 첫 번째 보조금 수혜 대상으로 결정했고, 지난달에는 자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에 두 번째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에는 1억6200만달러(약 2164억원)의 보조금을 책정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또 다른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13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200억달러(약 26조 7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신설과 애리조나 공장 대규모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미 정부가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보다 자국 기업을 우선시하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11월 대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함께 반도체 법을 자신의 경제 분야에서 주요 성과로 내세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