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한화·HD현대 등 재계, 잇단 관료 영입 왜?...현대차, 글로벌 정책실 신설해 통상이슈 대응

- 한화솔루션, 대통령실 국제법무비서관 출신 임원으로 영입 - 현대자동차, 작년부터 최근까지 외교 관료 4명 잇달아 채용 - 삼성전자, 기재부 출신 관료 7년만에 영입 등 글로벌 강화 - HD현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을 3월중 사외이사 선임

2024-03-05     박근우 기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화, HD현대 등 재계가 관료 출신을 잇달아 영입하고 나섰다.

4대 그룹 출신 관계자는 "올해 11월 미국 대선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경쟁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은 통상 이슈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정책 관련 조직을 만들어 관료들을 대거 영입했다"고 전했다.

5일 여권 소식통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으로 대통령실 국제법무비서관실에 파견 근무했던 홍모 행정관이 최근 한화솔루션 임원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행정관은 산업부 소속 당시 원전산업 등 관련 업무를 맡다가 지난해 대통령실로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1월 대통령실 파견이 해제돼 산업부로 돌아가 사직했다. 그리고 지난 2월말 한화솔루션에 상무로 이직했다는 것.

앞서 우정엽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 김일범 전 대통령의전비서관, 김동조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 등 관료들이 잇달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겼다.

우정엽 전 기획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으로, 지난 2월 현대차에 전무로 영입됐다. 그는 김일범 현대차 부사장이 이끄는 GPO(Global Policy Office, 글로벌 정책실)에 합류해 해외 대외업무와 글로벌 이슈 대응 등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대외협력과 글로벌 이슈를 담당하는 GPO를 신설했고,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일범 부사장을 영입해 조직을 이끌도록 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김동조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영입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글로벌 이슈 대응을 맡겼다.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도 지난해 말 자문역으로 위촉했다. 성 김 전 대사는 미국 국무부 대북한 특별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병원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으로 옮겼다. 이병원 부사장은 기획재정부 부이사관(3급) 출신으로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삼성전자가 기재부 고위직 출신을 임원으로 채용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김이태 부이사관(현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을 영입했다.

2016년

삼성은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원형)을 디자인한 안유정 부사장을 디자인경영센터 담당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글로벌 인재 채용에 적극적이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성한 전 실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은 바 있다. 

정계에 정통한 인사는 "관료가 기업으로 옮기려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취업 심사에서 '밀접한 업무관련성 없음, 취업 가능' 통보를 받아 기업에 취직하더라도 '청탁금지법' 및 '이해충돌방지법' 측면에서 보면 공직과 기업 업무 간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