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보전하고 한숨 돌렸더니 이젠 또 다시 '횡재세 공포'?...이재명 언급에 "은행들 전전긍긍"
이재명 대표 영수회담서 횡재세 언급할 듯... 가뜩이나 악재 속 경영수지 더 악화될라 속앓이
4.10 총선에서 야당의 압승으로 그동안 잦아들었던 '횡재세법' 논의가 다시 불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영수회동을 앞두고 횡재세를 언급하면서, 실행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22일 "고유가 시대에 국민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영수회담 의제로 횡재세 도입을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은행권에서는 또 다시 횡재세 논의가 불거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가 정유업계에 국한해 언급한 것이긴 하지만 금융권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업계에서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2조원 이상의 역대급 상생금융을 내놓은데다, 최근 홍콩 H지수 ELS 손실보상 등으로 실적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횡재세까지 도입되면 경영수지 악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횡재세가 도입되면 환수액만 최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미 상생금융을 통해 사회에 막대한 자금을 환원했는데 횡재세까지 도입하면 이중과세를 하는 셈"이라며 "최근 은행권의 건전성도 크게 흔들리고 있어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횡재세법은 금융사가 직전 5년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내면 이를 초과이익으로 규정하고,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게 하는 것이 골자다.
기여금은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 쓰도록 하자는 취지다.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과세 형평성과 시장 논리를 역행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당시 카카오뱅크 사장 출신인 이용우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일부조차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야당의 압승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주류는 벌써부터 ‘민생입법’을 명분으로 22대 국회에서 횡재세법과 이자제한법 개정안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공천과정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을 완벽히 장악했기 때문에 내부 반발 가능성도 사실상 없어진 상태다.
더욱이 이번 국회에선 조국혁신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등을 더하면 진보진영이 190석 안팎에 달해 여당과 합의 없이 법 개정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전문가는 "범야권 의석수가 거대한 만큼 횡재세 등 금융입법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밑어 붙이면 방법이 없다" 면서도 "다만 횡재세 등 금융입법의 경우 경제적 파급력이 크고 조세 형평성과 은행산업 경쟁력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대안을 조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