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모로코 이야기] "삼성 TV는 선택 아닌 필수"...거실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코어 역할
큰 거실에 부합하는 고품질 스마트 TV 수요 높아 삼성 TV 높은 가격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며 가정에서 TV의 중요성이 이전과 같지 않다지만 여전히 모로코에선 필수 가전제품이다. 가족 중심의 모로코 문화에서 TV는 온 가족을 잇는 중요한 구심점이다. 모로코인들이 좋은 TV를 구입하는 데 까다로운 이유다. 이곳에서 삼성 TV는 무리를 해서라도 꼭 갖고 싶은 물건이다. 특히 결혼을 앞둔 모로코 남녀에게 삼성 TV는 1순위로 고려되는 혼수품이다.
모로코인들은 거실을 참 좋아한다. 방의 갯수를 하나 줄이더라도 거실의 크기는 포기하지 않는다. 집의 크기가 어느 정도 확보될 경우 과감하게 거실을 두 개나 마련하기도 한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손님을 대접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큰 거실의 배경이 됐다. 자연스레 큰 TV가 모로코 가정에 갖춰지기 시작했다. 모두 모여 TV를 시청하는 일 만큼 결속을 다질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없기 때문이다.
모로코인들의 축구 사랑은 못 말린다. 국가대표팀 경기 외에도 유럽 클럽팀들의 경기를 삼삼오오 집에 모여 시청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과 시차가 거의 없는 덕분에 모로코에서는 유럽 클럽경기들이 큰 인기다. 특히 모로코 선수인 아슈라프가 속해 있는 PSG의 경기가 있을 때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로코인들은 거실 TV 앞에 모인다. 자연스레 좋은 TV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 TV가 자연스레 모로코 가정집에 스며들 수 있었던 비결이다.
다만 삼성 TV의 높은 가격은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55인치 삼성 스마트 TV의 가격은 약 5000디르함에 형성돼 있는데 이는 한화로 약 67만8000원이다. 지난 2022년 기준 모로코의 평균 월급이 58만원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 달치 월급을 꼬박 쏟아부어도 55인치 TV를 사기 어려운 셈이다.
모로코의 한 소도시인 엘자디다에 거주하고 있는 모하메드 크리모(62세)씨는 "스마트 TV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삼성 TV를 구입했는데 가격은 다소 비쌌지만 충분한 가치를 하고 있다"면서 "다른 가전제품은 조금 저렴하게 구매하더라도 TV는 10년 이상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삼성 TV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중국산 TV와 삼성 TV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주위에서 최근 가성비가 좋은 중국산 스마트 TV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프리미엄 라인업 외에도 보급형 삼성 TV 종류가 모로코에서 늘어난다면 많은 모로코인들이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