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 체제로 재편된 韓 게임업계… 건재한 ‘간판 IP’가 판도 바꿨다

크래프톤 1분기만에 6659억원 매출 올려... '배그' MAU·매출 무료화 이후 최대 넥슨 '핵심 IP'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 건재...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 보여

2024-05-16     이지웅 기자
넥슨

한 때 ‘3N2K’(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로 묶이던 업계 구도가 ‘NK’(넥슨·크래프톤)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자사의 대표 IP를 통해 안정적인 기틀을 닦아 놓은 만큼 이러한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매출 6659억원, 영업이익 3105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넥슨은 같은 기간동안 매출 9689억원, 영업이익 2605억원을 올렸다. 국내 게임사 중 넥슨이 가장 높은 매출액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으로 따지면 크래프톤이 1위다. 

동분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각각 3979억과 585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257억원, 37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2463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다양한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매출과 트래픽 등 모든 부문에서 높은 성장을 이뤘다. 

배틀그라운드

PC 및 콘솔 시장에서는 ‘론도’(Rondo) 맵 업데이트와 1분기에 성장형 무기 스킨 업데이트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해당 업데이트 이후 ‘배틀그라운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와 매출 모두 2022년 무료화 이후 최대 수치를 달성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 역시 6주년 테마모드와 홈그라운드 콘텐츠를 바탕으로 트래픽 성장을 이끌어냈다. 

‘배틀그라운드’ IP를 토대로 인도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인도 현지 명절에 맞춘 콘텐츠와 발리우드 영화 공동 마케팅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확대하는 한편, 수익성 제고를 위해 3자 결제 플랫폼인 유니핀(UniPin) 웹상점도 개설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3월 결산 이후에도 ‘배틀그라운드’ IP의 트래픽이 좋게 나왔다”며 “2분기에는 검증된 IP와의 컬래버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준비돼 있는만큼 유저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도 선전했다. 

우리나라에서의 매출은 다소 감소세를 보였다. 넥슨은 ‘프라시아 전기와’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FC 온라인’과 ‘메이플스토리’의 수익이 줄어들어 전년 동기에 비해 국내 총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유료 재화로 구매할 수 있었던 큐브 아이템의 판매 중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플스토리’는 여전히 넥슨의 핵심 IP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넥슨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스토리M’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65%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메이플스토리’는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올렸다. 이에 해당 지역에서의 PC 게임 매출이 전분기 대비 3.4% 가량 소폭 상승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던전앤파이터’ 역시 건재하다. 특히 현재까지도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인게임 경제 이슈로 인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결제 유저가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슨은 올 1분기 중국 지역에서 PC 플랫폼을 통해 267억엔(한화 약 2331억원)을 벌어 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115% 상승한 수치다. 

던전앤파이터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를 통해 IP의 생명력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넥슨은 지난 2020년 중국에서 해당 게임의 사전 예약을 진행했었다. 이에 6천만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몰렸었다. 다만 중국 당국이 ‘게임 과몰입 방지 시스템’을 추가하라고 요구해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가 2분기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며 “최근 베타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강력한 마케팅도 준비됐기 때문에 해당 게임이 기존 유저를 비롯한 신규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넥슨은 지난 2월 중국에서 한달 동안 30만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CBT를 진행한 바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효과로 다가오는 2분기에는 중국 시장에서 최대 345억엔(한화 약 3013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21일 중국에 출시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시작으로 참신한 게임성과 강력한 IP로 무장한 게임들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