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알짜 베트남 시장서 '핀테크'로 재격돌...당국 지원사격

베트남 금융산업 지속적 성장세·한류 인기에 국내 금융사 진출 확대 모바일 세대 잡아라...'핀테크' 서비스 협력↑ 금융위, 베트남 당국자 직접 만나 "한국 은행 인허가 신속 처리" 요청 NICE평가정보, 개인 신용정보 사업 도전장

2024-05-24     김진희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진희 기자]

동남아의 거점 베트남이 K-금융의 새로운 격전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진출한 은행, 증권사들도 모바일 세대를 잡기 위해 핀테크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는 등 베트남 금융의 빈 곳을 메우며 해외부문 수익 다각화 효과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베트남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국내 금융사 46개 사가 베트남에 진출한 상태로 핀테크 서비스를 위주로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베트남법인 NH증권베트남(NHSV)이 현지 핀테크 기업 디피소프트의 주식 거래 애플리케이션 '파브(Paave)' 서비스에 합류해 베트남 투자자에게 새로운 주식 투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NH증권베트남이 보유한 'NHSV 프로 트레이딩' 앱과 연결해 한국에서 축적한 주식 거래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베트남 주식 투자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디피소프트의 파브는 투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젊은 층의 활발한 유입이 기대된다. 향후 디피소프트의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 서비스 출시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의 금융산업은 핀테크 부문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베트남의 모바일 결제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63.1% 급증, 인터넷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66.2% 증가했다.

베트남의 1억 인구 중 70% 가량이 35세 이하라는 젊은 인구 구조도 핀테크 위주 진출이 유리한 이유다.

KOTRA의 '2023년 베트남 금융산업 정보'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들은 모바일과 인터넷 관련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여 기술력 있는 국내 기업과 베트남 핀테크 기업의 협업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사진=신한베트남은행]

선두주자는 단연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한국 금융기관 최초로 1993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외국계 은행 1위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해 신한은행의 10개 해외법인 순이익 중 절반 가량을 맡을 정도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도 온라인 부문에 공을 들여왔다.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플랫폼 '신한 슈퍼SOL'의 현지 서비스와 더불어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의 제휴도 진행해 지난해 말 기준 150만 명 가량의 디지털 고객과 약 50만 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를 달성했다.

지난해

이러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베트남 원포인트 중점 지원이 한 몫 했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사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방안'을 발표하고 베트남 금융당국과 협력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같은해 9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베트남을 직접 찾아 팜 티엔 중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와 회담 자리에서 한국계은행의 인허가 신속 처리를 요청했다. 또 핀테크 데모데이에 참석해 한국 핀테크 기업의 베트남 진출 독려도 잊지 않았다.

기존 은행, 증권사에 더해 국내 신용정보사의 진출도 기대된다. NICE평가정보는 베트남 신용정보업 인가신청을 준비중으로 현지 개인 신용정보와 신용관리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NICE평가정보는 이미 베트남 현지 금융사를 대상으로 개인신용평가 컨설팅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용정보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베트남 국민의 신용정보를 수집, 가공하는 현지 신용관리까지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자료=베트남통계청GSO]

베트남의 금융산업 총 매출은 2018년 127억 8000만 달러에서 2022년 189억 5000만 달러로 48%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때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어 기업 금융에서의 상생 전략도 가능하다. 한류의 인기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상황도 호재다.

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 중산층이 늘면서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은행 관리 감독에 미숙한 부분이 있어 부실 대출 증가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