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로 밀어내는 중국 플랫폼… 한국 유통·제조업 위기 대응 방안은?

중국, 데이터 확보 위해서라도 한국 시장 포기 안 할 것 전문가들, “플랫폼은 국가 경쟁력… 국가안보로 봐야” 정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민하고 정책 검토한다”

2024-05-29     이선행 기자
26일

[녹색경제신문 = 이선행 기자] 전문가들이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로 인한 국내 유통·제조업의 위기에 대해 의논했다.

28일 국회에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중국 시장 확대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위축 문제를 넘어, ‘데이터 안보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하 정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그간 보였던 성과를 보면 한국의 소비자·거래·기업 정보들이 무자비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지속적으로 중국에 미국 소비자의 개인정보 데이터 유출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차원의 디지털 플랫폼 육성 정책을 수립해야할 시점”이라며 “플랫폼 산업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플랫폼 산업이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의 역차별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소상공인 판매자와 중소제조사의 역량 강화를 도우며, 해외 판매 증대를 위해 역직구 플랫폼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진용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하 박 교수) 역시 한국에서 확보한 데이터 기반 시장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중국은 한국 시장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리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이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을 고려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원 및 규제 등 우선순위를 정해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한국에 제조 기반 두고 있는 중소기업부터 육성정책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이하 옥 교수)는 중국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을 예시로 들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 교수는 “중국 프리미엄 로봇청소기가 인기다. 이는 과거부터 저가 로봇 청소기 판매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한 덕분”이라며 “국내 이커머스에서도 좀 더 소비자를 타겟팅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토론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현재 중국 플랫폼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국내 유통·제조기업의 위기를 함께 고민하고 관련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영범 산업부 온라인유통TF팀장은 “글로벌 유통 업체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AI) 활용전략을 마련해서 산업혁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경필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영역조정과장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접근을 지원하고 플랫폼을 통한 역직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6일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8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추진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문화·관광·법률 분야까지 확대됐다.

양국 간 교역·투자 활성화를 위해 13년 만에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재개하기로 했으며, 하반기에는 한중 공급망 협력·조정 협의체가 출범한다.

한중 FTA 결과가 우리 기업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