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등 노사 협상, 팽팽한 기싸움 예고…노사갈등 전운 드리우는 조선업계

조선업 호황 사이클 따라 노조 측 처우 개선 요구 이어져 HD현대그룹 조선 3사 노조, 기본급 인상 및 정년 연장 요구 한화오션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두고 이견 현장직 노조 출범한 삼성중공업도 이익공유 두고 갈등 가능성

2024-05-31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노사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조선사들의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노조들은 최근 국내 조선산업이 호황 사이클에 접어든 것을 두고 임금 인상 등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회사와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등 HD현대그룹의 조선 3사 노조는 29일 회사와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이날 임단협 상견례가 연기된 이유는 ‘타임오프제’를 두고 회사와 노조 간 이견 대립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해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HD현대그룹 조선 3사의 노조 측은 협상 기간 동안 노조전임자와 임단협 참여 직원들에 대해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앞서 회사 측이 타임오프제 허용 한도를 초과하는 노조 전임자들에 대해 현장 복귀를 명령했지만 노조 측이 거부했고, 상견례 일정까지 연기되면서 임단협이 시작되기도 전에 갈등이 시작됐다.

아울러 노조 측은 회사가 교섭위원 운영기준 문제로 상견례를 연기한 사실에 대해 단협 위반과 거부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대립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4월 HD현대그룹 조선3사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인력구조 개선 ▲임금피크제 폐기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처우 개선 등이 골자로 하는 공동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한화오션도 노사 협상에 나서는데 중장기 성과평가를 통해 주식 또는 현금을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조건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측은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에 RSU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회사 측은 경영목표를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작년 목표 달성을 못한 현재 시점에서는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지난해 창립 50년 만에 현장직 노조가 출범하면서, 조선업계 호황에 대한 이익공유를 두고 노사가 대립할 가능성이 생겼다.